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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사 보완수사권 유지해야" 자문위원 다수가 동의했다

중앙일보

2026.01.14 12:00 2026.01.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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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던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위원장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구성원 다수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주장해 온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이에 반대해 온 자문위원 중 6명은 이날 추진단의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예고안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보완수사권이란 경찰 등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사건에 관해 검사가 공소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미진한 부분을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현행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은 송치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강경파는 지난 12일 추진단이 공개한 입법예고안에 대해 “보완수사권 유지 가능성을 법안 곳곳에 숨겨놨다. (보완수사권을) 주는 걸 전제로 만든 법안”(김용민 의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자문위 다수 의견은 이들과 반대였다.

자문위는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수차례에 걸쳐 보완수사권을 놓고 토론했다고 한다. 공소청·중수청 법안을 논의하면서 검사의 권한이 쟁점으로 떠오를 때마다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가 꼬리표처럼 논의 테이블에 따라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이날 사퇴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6명의 자문위원(반대파)과 나머지 10명의 자문위원 대다수(찬성파)는 서로 반박과 재반박을 주고받으며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 셋째) 등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 6명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왼쪽 둘째)의 주선으로 자문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반대파는 “보완수사권은 향후 무소불위의 검찰을 부활시킬 수 있는 불씨가 되기 때문에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찬성파에서는 “1차 수사기관에 다시 보완수사를 맡기는 게 적절하냐”는 취지의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반대파는 “1차 수사가 너무 미진하거나 이상하면 제3의 수사 주체에게 맡기면 되지 않느냐”는 취지로 주장했고, 찬성파는 “그러면 사실상 원점에서 재수사를 하는 것인데, 왜 그런 불필요한 절차를 둬야 하느냐”는 취지로 반박했다고 한다.


특히 찬성파 사이에서는 “수사기관의 기록을 검토한 검사가 직접 필요한 부분만 보완하는 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우세했다고 한다. 입법예고안에 기소 사건의 무죄율과 무죄 사유를 검사의 근무 평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해선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기소 검사에게 무죄 책임을 물을 근거가 부족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고 한다. 결국 보완수사 없는 기계적 공소 제기·유지는 피고인에겐 유리하고, 피해자에겐 억울한 결과로 귀결될 것이란 게 찬성파가 형성한 공감대였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박찬운 자문위원장이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문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찬성파 안에서는 보완수사권 범위에 관해 ‘전면적 허용’과 ‘최소한으로 제한’ 등의 주장이 혼재했지만, 반대파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교리처럼 고수해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여권 핵심 인사는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사건 암장과 국민의 피해를 고려한다면 제한적 범위 내에서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게 합리적이지만, ‘검사는 악(惡)’이라는 논리 앞에선 쇠귀에 경 읽기”라고 말했다.


한편, 자문위는 20일 회의에서 공소청·중수청 입법예고안을 재검토해 추진단에 자문위 차원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자문위는 지난 13일 회의 후 “두 법안의 내용이 자문위의 일치 또는 다수 의견과 많은 차이가 있고, 검토조차 되지 않은 주요 내용이 법안에 포함돼 당혹과 유감을 금치 못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 중 자문위 의견과 반대되는 내용은 ▶중수청 수사사법관 신설 등 이원 구조 ▶중수청 수사 범위 확대(자문위 안은 4대 범죄, 추진단 안은 9대 범죄) ▶공소청 3단(대·고등·지방) 체계 ▶검찰 재항고 제도 유지 등이라고 한다. 검토되지 않은 내용은 공소청 검사의 파견을 허용하는 규정이었는데, 최종안에서는 삭제됐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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