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올 겨울 메이저리그에서 팬들의 원성을 듣는 팀 중 하나가 뉴욕 메츠다. 1년 전 이맘때 ‘FA 최대어’ 외야수 후안 소토를 역대 최고액(15년 7억6500만 달러)에 영입하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지금은 조용하다. 오히려 구단 통산 최다 264홈런을 기록한 거포 1루수 피트 알론소(볼티모어 오리올스)를 FA로 잡지 않았고, 최고 마무리투수 에드윈 디아즈(LA 다저스)도 놓쳤다. 원클랩맨이었던 2루수 제프 맥닐(애슬레틱스), 외야수 브랜든 니모(텍사스 레인저스)도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불펜투수 데빈 윌리엄스, 루크 웨버, 내야수 호르헤 폴랑코를 FA 영입하고, 트레이드로 거포 2루수 시미언을 데려오며 나름대로 움직였지만 빠져나간 선수들의 빈자리가 더 크다. ‘FA 최대어’ 외야수 카일 터커에게 연평균 5000만 달러로 단기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입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현지 시각이다.
팬들의 실망감을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야구운영사장도 모를 리 없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시티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난 스턴스 사장은 “이번 오프시즌에 우리 팬들에게 좌절감을 준 것을 알고 있다. 친구나 가족들로부터도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프랜차이즈의 미래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확신한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츠는 지난해 역대급 추락으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6월 중순까지 승패 마진 +21로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거짓말처럼 떨어져 와일드카드 티켓도 잡지 못했다. 선수단 내 불화설까지 나왔고, 스턴스 사장은 체질 개선을 위해 움직였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다른 팀 지도자들과 임원들에게 메츠의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사진] 뉴욕 메츠를 떠난 에드윈 디아즈와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부분 답변은 “수비가 별로”라는 것이었다. 스턴스 사장은 “우리는 실점을 줄여야 한다. 시즌이 끝난 뒤 몇 주, 몇 달 동안 다른 팀 코치나 감독,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한 말이 ‘수비가 전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며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선수들에게 지난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비 기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메츠는 지난해 30개 구단 중 OPS 6위(.753)로 타격은 좋았지만 평균자책점 18위(4.03)로 투수력이 평균에 못 미쳤다.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는 21위(-13)로 수비가 약했다. 특히 1루수 알론소의 OAA는 -9로 리그 하위 2% 수준으로 최악이었다. 지난해 38홈런 OPS .871로 타격 반등을 이룬 알론소는 볼티모어와 5년 1억5500만 달러 FA 계약을 따냈지만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춘 메츠는 미련 없이 보냈다. 2루수도 맥닐보다 수비가 더 좋은 시미언으로 대체했다.
소토가 최근 수비력 향상을 목표로 밝힌 것도 메츠의 이 같은 기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스턴스 사장도 “소토의 수비는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는 무언가 마음을 먹으면 해내는 편이다. 지난해 훨씬 더 나은 주자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올해는 오프시즌 준비를 시작한 순간부터 수비력 향상에 집중해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뉴욕 메츠 후안 소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버드 대학 출신 수재인 스턴스 사장은 2015년 9월 밀워키 브루어스 단장으로 선임됐다. ‘저비용 고효율’ 야구로 스몰마켓 밀워키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후 밀워키를 떠나 2023년 10월 메츠의 아구운영사장으로 선임되며 5년 계약을 했고, 인센티브 포함 연평균 1000만 달러로 업계 최고 대우를 받았다. 부자 구단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고, 첫 해는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패로 3년차가 된 올해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급할 법도 하지만 스턴스 사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을 재편하고 있다. 수비가 약한 주축 선수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스턴스 사장은 “이 조각을 잃었으니 대체 조각을 찾는다는 식으로 보지 않는다. 모든 조각들의 조합으로 바라본다”며 특정 선수보다 팀 전체의 힘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도시 빅마켓 구단의 팬들은 대개 참을성이 없다. 눈에 띄지 않는 메츠 행보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만 스턴스 사장은 흔들리지 않는다. 맨해튼 출신으로 어릴 때 메츠 팬이었던 스턴스 사장은 “최종 목표가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 도시에서 여론이 얼마나 크고 시끄러운지 알지만 인내심을 유지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