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美 “가까운 시일에 더 광범위한 반도체 관세 가능”…여한구 귀국 연기

중앙일보

2026.01.14 18: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학교 급식에 저지방 우유가 아닌 일반 우유를 공급하라는 법안을 들어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시작으로 반도체 분야 전반에 대한 관세를 확대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직접적인 영향이 우려되면서, 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귀국 일정을 연기하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 H200 등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수출용 반도체를 겨냥한 것이지만, 향후 반도체 전반으로 관세가 확대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 서명 후 기자들과 만나 H200에 대해 “최상위 칩은 아니지만 매우 좋은 칩이며, 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판매액의 25%를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과 향후 출시 예정인 루빈도 함께 언급하며 반도체 관세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에서 열린 ‘CES 2026 엔비디아 미디어 & 산업 애널리스트 Q&A’ 세션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가람 기자

이번 관세 부과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 관련 파생 제품의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관세 부과 권한을 행사했다.

포고문에는 미국으로 수입된 반도체가 기술 공급망 강화나 반도체 파생 제품의 국내 제조 역량 확충에 기여하지 않을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백악관은 관세 적용 대상에 엔비디아 H200과 AMD의 MI325X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별도의 팩트시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내 제조를 촉진하기 위해 반도체 및 반도체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 도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유니온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발표 직후, 워싱턴을 방문 중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새롭게 반도체와 핵심 광물 관련 행정조치가 발표돼 하루 더 체류하며 진상을 파악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며 “본부와 업계가 협업해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또 “이번 조치가 우리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로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 확인할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귀국을 하루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핵심 광물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부합하도록 교역 상대국과 협상을 개시하도록 지시하는 포고문에도 서명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특정 핵심 광물에 최소 수입 가격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일반 우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이는 저지방 우유만 제공하도록 했던 오바마 행정부 시절 지침을 폐기하는 조치다.



정재홍([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