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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도피한 전세사기 피의자…경찰, 인터폴 공조로 2년 만에 검거

중앙일보

2026.01.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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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전세사기 범죄를 저지른 뒤 태국으로 달아났던 피의자가 도피 2년 만에 검거됐다.
대전경찰청 이강현 수사2계장(오른쪽)이 15일 인터폴 국제공조를 통해 전세사기 피의자를 검거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과 대전중부경찰서는 전세보증금 16억6000만원을 가로챈 뒤 해외로 도주했던 전세사기 피의자 A씨(50대 남성)를 인터폴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한 뒤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5000만원 투자해 10억짜리 건물 매입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담보가치가 없는 이른바 ‘깡통전세’ 건물 두 채를 갭 투자 방식으로 매입했다. 자신이 보유한 돈은 5000만원이었지만 주택 가격은 10억원에 달했다. 이후 임대보증금을 반환할 여건이 되지 않자 선순위를 허위로 고지하는 수법으로 전세계약을 체결, B씨(40대 여성) 등 17명으로부터 16억60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가운데 대부분은 20~30대 청년으로 알려졌다.

보증금 반환 시기가 다가오자 A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2023년 12월 태국으로 출국했다. 2024년 3월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해당 다가구 주택의 임차 현황과 채무 내역 조사를 통해 전형적인 ‘깡통전세사기’ 범죄를 확인했다.
2023년 12월 5일 대전전세사기피해대책위(대책위)와 지역 피해자들 220여명이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정부의 과실 인정 요구와 배상을 촉구하며 정부 여당과 대전시를 규탄하는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A씨가 태국을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여권 무효와 조치와 함께 인터폴 적색수배(범죄인 체포) 요청 등 국내외 수사를 병행했다. 2년여간 도피생활을 이어가던 A씨는 최근 태국 빳따야의 한 호텔에서 말소된 여권을 제시했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된 뒤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출국 당시 2억원을 소지했던 A씨는 생활비 등으로 돈을 모두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격증 빌려준 공인중개사 5명도 송치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인중개사 5명이 자격증을 빌려준 사실을 확인, 이들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보조원으로 근무하면서 범행 수법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로 그중에서도 다가구주택이 많다”며 “전세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확정일자, 전입신고까지 마쳐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국 연방 이민세관국(ICE)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대전 전세사기 사건 피의자 부부와 자녀 모습. [사진 ICE 캡처]
앞서 대전경찰청은 2024년 12월에도 인터폴 국제공조를 통해 62억원 상당의 전세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으로 달아났던 C씨(40대) 부부를 검거했다. C씨 부부는 2019년부터 2022년 말년까지 대전 일원에서 금융권 대출과 전·월세 세입자의 임차보증금만으로 다가구주택 11채를 사들인 뒤 이를 돌려주지 않는 수법으로 90명에게 62억원을 가로챈 뒤 2023년 5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2023년 62억원대 전세사기 부부 美서 검거

C씨 부부는 미국 애틀랜타의 고급주택에 거주하면서 초등학생 아들을 현지 사립학교에 보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현지 경찰이 자신들을 추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급하게 다른 곳으로 이주했지만 결국 도피 2년 3개월 만에 검거됐다. 당시 미국 연방 이민세관국(ICE)은 C씨 부부와 아들을 추방하면서 이례적으로 사진을 공개했다.



신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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