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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피자헛 '차액가맹금' 위법"…유사 프랜차이즈 소송만 20여 건

중앙일보

2026.01.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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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받아온 차액가맹금 수백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연합뉴스

대법원이 한국피자헛 본사가 점주들로부터 받은 차액가맹금(유통마진) 약 215억원을 점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프랜차이즈 본사를 상대로 제기된 수십건의 유사 소송에 영향을 미치며 외식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은 15일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한국피자헛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法 “한국피자헛이 점주들에 215억 돌려줘야”

15일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의 모습. 연합뉴스

재판의 쟁점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행 중 하나인 ‘차액가맹금’에 대한 본사와 점주들의 합의가 있었는가다. 차액가맹금은 본사에서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받는 일종의 유통 마진이다. 차액가맹금 자체는 가맹사업법상 합법이지만, 정확히 어떤 품목에서 얼마를 가져가는지 등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피자헛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은 2022년 기준 2591만원이었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의 5.27%다.

1심에서는 원고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양측 사이에 차액가맹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 또는 묵시적 합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에 대한 명시적 조항이 없는 점, 2018년 공정위가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 전까지는 점주들이 차액가맹금이 물품 대금에 포함돼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 법원은 청구 금액 중 차액가맹금 비율 정보공개서 등 관련 증거가 남아있는 7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봤다.

2심 역시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한국피자헛이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총 215억원을 반환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계약서는 원·부재료의 거래 상대를 본사가 승인한 업체로 특정하고 있을 뿐, 차액가맹금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거래에서 유통 마진을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 것은 거래 주체가 상대를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가맹점은 거래 대상이나 상대방, 가격을 선택할 여지가 없어 통상적인 물품 거래와 다르다”고도 했다.

한국피자헛은 원·부재료 공급 단가를 공지한 점 등을 들어 “합의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점주들에게 금액 지급 의사가 있다고 보려면 적어도 차액가맹금을 알거나 이에 관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며 “원고들은 차액가맹금 대상이 되는 원·부재료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것으로 보이고, 산정 기준이나 원칙은 이 소송 중에도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에서는 반환 금액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재판부가 한국피자헛이 문서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2016~2018년 차액가맹금 역시 반환 대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2019년 이후의 차액가맹금을 과거 증가율을 적용·역산해 이 시가의 차액가맹금을 산정했다.



대법 “충분한 정보 제공이나 양측 합의 없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뉴스1
대법원의 판단 역시 같았다. 대법원은 “차액가맹금 부과 대상인 원·부재료에 관한 물품공급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환금 산정 역시 정당하다고 봤다. 한국피자헛이 문서제출명령을 불이행한 점, 2016~2021년에 거래 구조가 달라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금액 산정이 불합리하다거나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가맹계약에서 묵시적 합의가 성립된 사실을 인정하려면 양측의 사회·경제적 지위,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대법원 선고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거래 관행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부분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가맹점주로부터 로열티를 받지 않고 차액가맹금만 받는다. bhc, 교촌치킨, BBQ, 버커킹, 맘스터치 등 주요 프랜차이즈 일부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치킨, 커피 등 외식업계에서 비슷한 소송이 20여건 걸려 있다. 대법원 판결로 추가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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