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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마차도는 애타는데…트럼프, 베네수 임시 대통령과 통화

중앙일보

2026.01.1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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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통화하며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11일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 간 소통으로, 두 사람의 통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가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아침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며 “석유, 광물, 무역, 국가 안보를 포함한 많은 주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안정을 되찾고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관계의)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 파트너십은 양국 모두에 있어 대단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는 곧 다시 위대하고 번영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어쩌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잘나갈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도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알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호 존중 분위기 속에서 길고 정중한 전화 통화를 가졌다”며 “양국 국민을 위한 협력 의제와 양국 정부 간 미해결 사안들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자국 내 강경파를 의식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유화적 제스처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그는 이날 임시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정치범을 포함한 수감자 석방 조치를 강조하며 “새로운 정치적 순간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후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임시정부는 총 406명의 수감자를 석방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미국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에서 부통령과 석유부 장관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로드리게스의 손을 잡은 모습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여권의 강한 저항으로 야권 주도의 안정적 통치는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대신 CIA는 로드리게스 등 마두로 정권 인사들로 임시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이라 분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조언을 받아들인 모양새다.

14일 베네수엘라 내 정유소에서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로드리게스는 석유 등 베네수엘라 내 자원과 관련해 마두로보다 훨씬 전문적인 수준에서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베네수엘라 석유에 관심을 보여온 만큼, 로드리게스가 거래 상대로서도 적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밀착할수록 베네수엘라 야권에 허용된 공간은 점점 더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두 정상의 통화가 마차도의 백악관 방문 하루 전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트럼프는 “현재로서 그가 지도자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CNN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 노벨평화상을 마차도가 수상한 것을 언급하며 “마차도는 자신의 성공의 희생양이 됐다”고 평가했다.



전민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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