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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창용 “韓 대외채권국…원화값 1500원 가도 위기 아냐”

중앙일보

2026.01.15 00:03 2026.01.1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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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5연속 동결했다. (공동취재) 2026.1.15/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다고 발표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달러당 원화값은 한때 1430원대까지 올랐지만(환율은 하락), 새해 들어 다시 1480원 선에 근접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 수급 쏠림 현상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기준금리 판단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원화값이 1500원까지 하락할 경우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한국은 대외채권국(외국에 줄 돈보다 받을 돈이 많은 나라)”이라며 “과거처럼 외화부채가 많은 상황이 아니라 금융위기라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


Q :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인하 가능성’ 언급이 빠졌는데.
A : “(금리 결정에) 소수 의견은 없었다. 금통위원 모두 최근 성장세가 11월보다 나아졌지만 주택가격과 환율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거나 오히려 올랐다는 점에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동의했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뒤에도 2.50% 유지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였다.”

김영옥 기자


Q : 이번 금리 결정에서 환율이 가장 중요했나.
A : “그렇다. 환율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Q : 최근 원화값이 다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개입 효과가 없었던 것 아닌가.
A : “지난해 1420원 이후 원화값이 하락(환율은 상승)한 구간은 달러인덱스 등 국제 요인과 무관하게 우리만 홀로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괴리가 컸다. 한국 경제와 원화에 대한 비관론, 원화 절하 기대가 한쪽으로 쏠린 상황을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원화 재하락은 성격이 다른데, 4분의 3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글로벌 요인이다. 나머지 4분의 1이 국내 수급 요인이다.”


Q : 해외투자가 원화값 약세를 가져온다는 지적이 많다.
A : “개인 해외주식 자금은 이달에도 지난해 10~11월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빠른 속도로 나가고 있다. 특정 집단을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수급 쏠림과 환율이 계속 절하될 것이라는 기대는 바꿔줄 필요가 있다.”


Q : 통화량 증가로 환율이 오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A : “일각에서 내가 총재로 취임한 뒤 유동성이 늘었다고 하는데, 한은 총재로 취임한 이후 3년간 가장 신경 쓴 건 가계부채 문제고 이를 줄여야 한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그 결과 M2(광의 통화) 증가율이나 수준은 이전에 비해서 늘지 않았다. 한은이 돈을 풀어서 환율이 올랐다는 주장이 너무 많아져서 당황스럽고, 사실이 아니다.”


Q : 원화값이 1500원까지 가면 위기라는 우려가 크다.
A : “한국은 대외채권국이다. 과거처럼 외화부채가 많아 원화값이 내리면 기업이 무너지는 구조와 다르다. 지금은 달러가 없는 위기가 아니라 달러는 있는데 기대 때문에 현물시장에 안 팔고 빌려만 주려는 구조다. 대차시장에서는 달러 값이 싸고, 현물시장에서는 가격이 높은 이중 구조다. 위기라기보다 내수와 서민 부담, 수입물가 상승이 문제다.”


Q : 환율을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 아닌가.
A : “금리를 올려도 환율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는다. 환율을 금리로 잡으려면 2~3%(포인트) 수준의 충격이 필요하다. 그때는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는다.”


Q :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원화 언급에 대해서는.
A : “한국이 펀더멘털에 비해서 원화값이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당연한 얘기다. 어떤 경제학 모델을 쓰더라도 1480원대 원화값은 펀더멘털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미 투자협정상 외환시장이 불안하면 투자액 조정이 가능한데, 외환시장 불안할 때는 200억 달러도 못 나간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Q : 성장률 전망은 유지하나.
A : “올해 성장률 1.8% 전망은 유지하지만 상방 요인도 커졌다. 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 수 있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관세 25% 언급 등 변수로 불확실성도 크다. IT(정보기술 산업)는 견조하지만 비(非)IT는 부진한 ‘K자’형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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