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15일 의원총회에서 정부의 검찰 제도 개편 법안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회의장 밖에선 강경파 주도의 법안 수정이 낳을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정청래 대표는 의총이 시작되자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며 “기소는 검사에게, 수사는 경찰에게 (맡기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입법예고안으로 의원들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이 문제는 이재명 정부 정체성과도 연결된 문제로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국민과 함께 대토론회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라며 “정치 검찰을 해소하고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의총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겸 검찰개혁추진단장 등이 정부가 지난 12일 공개한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에 대해 설명한 후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부안이 공개된 후 여권 일각에선 중수청 인력의 이원화 구조와 수사 범위,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 등을 두고 “제2의 검찰청을 만드는 것”이란 반발이 터져나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의원들은 정부안에 담긴 중수청의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 구조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사법경찰관 신분인 전문수사관과 달리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가 맡게 되는 수사사법관은 검사와 유사한 역할을 맡게 된다. 이 때문에 의총에서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검찰 구조의 변형이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고 한다. 이에 추진단은 이 구조가 “지휘-종속 체계가 아니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복수의 참석자는 전했다. 논란이 된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요구권은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 때 함께 논의하기로 해, 이번 의총에선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회의장 밖에선 강경파가 주도하는 법안 수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변호사 출신 김남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형사사법절차 개혁의 가장 큰 목표는 국민이 억울하고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며 “검찰 개혁만을 바라보다가 경찰 또는 다른 기관이 새로운 권력으로 과도한 권력을 독점하게 된다면 국민들이 더 큰 고통을 받게 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썼다.
검사 출신 김기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장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게 되면 현재 실무상 발생하고 있는 사건 지연은 더 크게 발생할 것 같은데,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지금보다 더 사건이 지연된다면 형사사법제도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지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공개 찬반 논쟁이 붙으면 정부안에 찬성하는 의원이 얘기하기 어렵다”며 “의총 이외에 소그룹 모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경파에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의총과 별개로 20일 국회에서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청래 대표는 “20일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찰개혁법, 공소청·중수청법의 토론 과정을 거쳐 의견수렴이 되는 대로 정부 입법예고안은 수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