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6년 상반기 사장단 회의를 열고 ‘신속한 혁신’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익숙함과 결별없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롯데그룹은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신 회장 주재로 ‘2026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었다고 밝혔다. VCM은 매년 상·하반기 두 번 열리는 롯데그룹의 최고위 경영 회의로, 지난해 성과를 분석하고 올해 경영전략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비롯해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노준형 롯데지주 대표,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가 올해 그룹 경영전략과 그룹 재무전략을 공유했고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서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매년 상반기 VCM에 참석한 경영진에게 그해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경영 방침, 그룹 중장기 운영 전략 등을 전달한다. 올해는 ‘질적 성장 중심으로의 경영 방침 대전환’을 강조했다. 수익성 중심으로 지표를 관리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최근 둔화한 그룹의 성장세와 사업 포트폴리오 불균형을 지적하며 올해 경영 환경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부회장단 전원 퇴진, 최고경영자(CEO) 70% 교체, 9년간 유지했던 HQ(HeadQuarter) 체제 폐지 등 체질 개선을 위한 대규모 개편을 시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신 회장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군별 전략 리밸런싱(자산 재배치) 논의도 이뤄졌다. 사업별로 ▶식품은 핵심 브랜드 가치 제고 ▶유통은 상권 맞춤별 점포 전략을 통한 고객 만족 ▶화학은 정부 정책에 맞춘 신속한 구조조정 및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이 선결 과제로 주어졌다.
신 회장은 선결 과제를 위해 실행해야 할 경영 방침으로 수익성 기반 경영으로 전환, 신속하고 능동적인 의사 결정, 오만함에 대한 경계 및 업의 본질 집중 등을 꼽았다. 신 회장은 “명확한 원칙과 기준 아래 투자를 집행하고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타당성을 검토해 세부사항을 조정해야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신 회장과 신 부사장,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은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묵념을 하며 서거 6주기를 기렸다. 롯데 측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며 그룹을 성장시킨 창업주의 도전 정신과 경영 철학을 되새기며 현재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시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