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재직 시절 보좌진을 동원해 자신에게 유리한 댓글을 달도록 지시하며 여론 형성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이 후보자와 보좌진 간 통화 녹취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자신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기사에 대해 “댓글 대응을 하라고 그렇게 지시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취에서 이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야당 의원 집어넣으려고 얼마나 검찰이나 수사기관이 열심히 털 텐데 1년 반을 털어도 기소할 만한 거리를 못 찾았으니까 기소를 못 하는 거네’ 이런 댓글을 달아야한다”며 구체적인 댓글 문구까지 언급했다. 또 “사건을 천천히 수사하는 게 마치 봐주기 하는 것처럼 그런 댓글이 올라오기 때문”이라고 ‘댓글작업’ 지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사업가로부터 사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2019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녹취 내용과 관련해 이 후보자 측은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상처를 받은 분께 사과드리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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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재산 형성 논란 해명…자녀 의혹엔 답변 피해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질의 서면 답변에서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부정청약 논란과 관련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약은 배우자가 모집 공고문을 보고 요건에 따라 신청한 것”이라며 “이미 고발된 사안으로 엄정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다.
해당 아파트 분양가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취득가액 36억7840만원 가운데 12억9000만원은 본인이 부담했고, 나머지는 배우자가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본인 부담액 중 5억4000만원은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았고, 2억원은 시어머니로부터 대여했으며, 나머지는 예금 등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전 영종도 일대 토지를 매입해 이후 한국토지공사에 매각하며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외 교포인 토지 매도자의 개인 사정으로 매입한 것”이라며 “공공사업용 토지로 법과 절차에 따라 매각 금액이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과 관련해서는 “업무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상처받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근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자녀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장남의 장학금 수혜와 이른바 ‘아빠 찬스’ 논문 게재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는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개인정보로 제출이 곤란하다”고 했고, 세종시 전세 아파트 ‘편법 증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증빙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최근 10년간 본인과 배우자가 자녀에게 증여한 내역으로 배우자가 2016년 장·차남에게 각각 현금 2000만원씩 증여했다고 밝혔으며, 최근 5년간 과태료 51건으로 280여만원, 범칙금 1건으로 3만원을 납부한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