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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나노 니나노’…K반도체는 표정 굳어진다

중앙일보

2026.01.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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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실적 질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속에 첨단 미세 공정과 패키징 경쟁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TSMC는 15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조460억 대만달러(약 48조7000억원), 영업이익 5649억3000만 대만달러(약 26조3000억원), 순이익은 5057억 대만달러(약 23조5403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2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첨단 공정 가동률이 올라가고 평균판매단가(ASP)도 올라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AI 인프라 확산으로 고성능 연산용 칩 수요가 늘면서 엔비디아·AMD·퀄컴·애플 등 주요 팹리스(Fabless·공장없이 설계만 하는 기업) 고객사의 생산 물량이 TSMC로 집중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TSMC 실적의 핵심은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 수익성 구조에 있다. 회로 미세화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최근엔 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묶는 어드밴스드 패키징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TSMC가 강점을 보이는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는 AI 가속기 필수 공정으로, AI 칩 상당수가 설계 단계부터 이 공정을 전제로 개발된다. 이 같은 구조는 높은 영업이익률로 이어졌다. TSMC는 지난해에도 5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독보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

TSMC의 호실적은 국내 반도체 업계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격차가 생산 안정성과 고객 신뢰, 패키징 생태계 등 근본적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차세대 공정인 2나노 기술이 분기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구조를 도입해 기술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 경쟁력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이 차세대 칩을 어느 회사에 맡길지가 향후 파운드리 시장 판도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첨단 패키징 경쟁도 부담 요인이다. TSMC가 파운드리와 패키징을 한꺼번에 담당하는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패키징·메모리 생산이 각각 별개라 이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가 과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TSMC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생산이 확대할수록, 하이닉스가 강점을 가진 고성능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AI 가속기는 로직(Logic·연산 및 처리) 반도체 성능 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 성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HBM 공급사인 SK하이닉스의 역할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프랭크 리 HSBC 애널리스트는 “TSMC는 AI 수요 강세와 첨단 공정 확대로 가격 결정력이 과거보다 강화됐다”며 “AI·고성능 컴퓨팅(HPC)용 반도체 수요 확대가 실적 모멘텀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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