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각자도생’의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수년간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라는 공통의 고민을 두고 ‘금리 인하’ 대오를 유지했다면, 올해는 각국 경제상황에 맞춰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전세계 23개국 중앙은행의 올해 금리정책을 전망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재 3.75%(상단)인 기준금리를 올해 말 2.75%까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제이미 러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디렉터는 “Fed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고용시장 약세가 매파적 기조를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인하 움직임을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이 따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일본·스위스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고, 유로존은 금리 동결, 호주와 뉴질랜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던 각국의 금리 경로가 이제 엇갈리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 2%(현재)→2%(연말) ▶일본중앙은행(BOJ) 0.75%→1% ▶영란은행(BOE) 3.75%→3.5% ▶캐나다중앙은행(BOC) 2.25%→ 2.5% 등이다.
블룸버그는 “ECB는 예치금리가 이미 중립 수준에 와 있고, 독일 정부의 재정 지출 덕에 미국의 고율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통화부양책 없이 버틸 수 있다고 본다”며 “BOJ는 엔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면 ‘약 6개월마다 한 번’이라는 인상 예상 시점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PBC)에 대해선 “올해 0.2%포인트 정책금리 인하와 0.5%포인트 지급준비율 인하로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완화 규모는 2025년보다 클 것이며, PBC가 1분기 중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브라질·나이지리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상당한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의 행보에 대해 블룸버그는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올해 내내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호황이 미국 관세 인상에 따른 역풍을 상쇄해 성장률을 2%를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원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서울 집값의 강세는 금융안정 차원에서도 우려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블룸버그는 “지정학적 요인이나 무역정책,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정책 기조가 이런 전망을 얼마든지 흔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