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의 배우 매튜 맥커너히(사진)가 AI 딥페이크 무단 이용을 막고자 자신을 상표 등록(trademark)했다. 이런 사례는 처음이며 향후 할리우드는 물론 국내 연예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현관에 서 있는 영상이나 그의 간판 대사 “Alright, alright, alright(좋아, 좋아, 좋아)”를 독특한 억양으로 말하는 음성 등 8건에 대해 미국 특허청의 승인을 받았다. 전체 얼굴이나 목소리는 상표권 인정이 어렵기에, AI 학습의 핵심 데이터인 유명 ‘짤(meme)’을 상표화해 사전 허락 없는 학습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초상권이라는 방패막이가 있지만 미국의 경우 주(州)마다 법이 다르고 주로 상업적 이용에만 국한된다. 성범죄나 비방이 아닌 단순 재미용 AI 딥페이크는 제지하기 까다롭다. 하지만 상표권이 있다면 ‘브랜드 가치 훼손’이나 ‘출처 혼동’을 근거로 연방법 차원의 강력한 제재가 가능하다.
맥커너히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낸 이메일에서 “내 목소리나 모습이 사용될 때 내가 승인한 것인지 확실히 하고 싶다”며 “AI 시대에 동의와 출처 표기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전 동의’의 강조는 최근 국내 문화예술계가 정부의 AI 학습 데이터 ‘선(先)사용 후(後)보상’ 허용 방침에 강력 반발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물론 개인 권리의 강력한 보호가 AI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크다. 맥커너히의 행보는 이러한 충돌의 한 본보기다. 우리 사회도 ‘동의’와 ‘혁신’이 공존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기 위해 치열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