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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의 현문우답] “한국 사회에 필요한 ‘영적 백신’은 감사 운동”

중앙일보

2026.01.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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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 인터뷰


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실에서 이영훈(72) 담임목사를 만났다. 그는 “한국 사회의 근본 문제 중 하나는 ‘부정적 사고(Negative thinking)’”라고 짚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세계 역사를 리드하는 상위 5% 지도자의 공통점은 ‘긍정적 사고’라고 했다. 거기서 창의성도 나온다고 했다. 이 목사는 “그걸 바꾸기 위해 ‘감사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미국 문화의 기본은 '감사'다. 물건을 살 때도 '쌩큐', 내가 돈을 내면서도 '쌩큐'한다. 가장 큰 명절도 '추수감사절'이다. 우리 사회에도 감사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Q : 왜 ‘감사 운동’인가.

A : “우리나라는 반만년 역사 이래 가장 풍족한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마음은 지치고 메마르다. 주위를 돌아보라. 극한의 경쟁과 끊임없는 비교 의식에 다들 지쳐 있다. 불평과 불만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로 인해 사회는 점점 양극화로 달려가고 있다. 지금은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 ‘영적 백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 영적 백신, 어떤 건가.

A : “ 다름 아닌 ‘감사’라는 백신이다. 단순한 삶의 태도나 예의범절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삶의 방향을 긍정과 만족으로 돌릴 수 있는 영적인 결단을 말한다. 그게 감사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이 말끝에 이영훈 목사는 ‘감사’의 어원을 꺼냈다. “‘thank(감사하다)’와 ‘think(생각하다)’, 그리고 ‘thought(생각)’는 모두 하나의 어원에서 나왔다. 그 뿌리는 게르만어로 ‘thankona(싼코나)’다. 감사가 없는 삶이란 어떤 삶인가. 결국 생각 없는 삶이 된다. 사유가 없는 삶이 된다. 한국의 K-POP이 왜 인기인지, 미국인에게 직접 이유를 들은 적이 있다.”


Q : 이유가 뭐라고 했나.

A : “그 사람은 ‘긍정의 메시지’라고 하더라. K-POP은 파괴적이고 저주하는 게 아니라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좋다고 했다. 감사 운동도 그렇다. 긍정의 에너지다. 모든 사람의 삶에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살아갈 건가. 그건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영훈 담임목사는 "'감사 운동'은 기독교만의 캠페인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살리는 문화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룡 기자


Q : 그게 왜 중요한 문제인가.

A : “나의 삶에 없는 것, 나의 결핍만 맛보며 사는 삶은 어떻게 될까. 남과 비교하며 갈수록 불만이 쌓이고, 결국 불행한 삶이 되지 않겠나. 반면 나에게 이미 주어진 것들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떨까.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을까. 결국 행복한 삶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사회에는 이제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다. 의식혁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감사 운동’을 제안한다. 여기서 말하는 감사는 하나의 도구다.”


Q : 무엇을 위한 도구인가.

A : “긍정적 사고로 미래를 열어 가기 위한 도구다. 다들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행복이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꿈이라면, 감사는 그 꿈을 위한 실천이다. 부부간에평생 함께 밥을 먹지 않나. 날을 잡아서 남편이 아내에게 말해 보라. ‘당신, 너무 고마워. 그동안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었는데, 정말 고마워.’ 그 말은 아내가 하루 종일눈물짓게 할 거다. 나도 행복하고, 상대도 행복하게 하는 말이다. 그런 게 감사다.”

이영훈 목사는 최근 ‘순직 해병 특검팀’에 의해 압수 수색을 받았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자신의 해임이나 처벌을 피하기 위해 개신교계 유력 인사를 통해 대통령실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었다. 휴대 전화는 디지털 포렌식을 했고, 자택은 물론 컴퓨터와 차량의 블랙박스까지 압수 수색을 했다. 종교 지도자에 대한 과도한 수사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정작 이 목사는 주위에 아무런 내색이나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교직원들까지 놀랄 정도였다.
결국 특검은 아무런 혐의점이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의원들이 찾아와 무리한 압수 수색에 대한 위로와 유감을 표할 정도였다.


Q : 억울한 일이다. 화가 나지 않았나.

A : “솔직히 마음은 상했다. 막상 당해보면 압수 수색은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감사’의 키워드를 생각했다. 진실은 어차피 역사가 밝혀주는 법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다짐했다. 이번 일을 통해 제가 절감한 게 있다. ‘감사’는 역시 미래전략이란 사실이다. 제가 아무 잘못도 없다는 게 밝혀지니까, 우리 교회가 오히려 더 건강한 교회가 됐다. 더 굳건해졌다. 그래서 그 모든 일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정치권에 1차적 책임이 있다. 온갖 부정적 언어로 상대를 공격하지 않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감사는 미래를 열어가는 도구다"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잠시 생각에 잠긴 이 목사는 1950년대와 현대를 비교했다. “50년대 사람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은 72가지, 그중 절대 필수품은 18가지였다. 오늘날 현대인의 생필품은 500가지 이상이고, 그중 절대 필수품은 50가지가 넘는다. 지금은 분명히 모든 게 풍족한 시대다. 이런 풍요를 누리면서도, 왜 이전 사람들보다 행복하진 않은 걸까?”


Q :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A : “사람들의 마음에서 ‘감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기준이 비교 우위적 경쟁에서의 승리와 물질적 성취의 논리에 갇혀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제부터라도 감사의 고백을 시작하면 좋겠다. 배우자와 자녀에게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부터 해보자. 서로에게 용기가 생기고,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진다. 그래서 ‘365 감사챌린지’를 시작하고자 한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백성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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