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한 번의 대화가 흐름을 바꿨다.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는 쾰른 원정에서 단순한 ‘복귀전’이 아닌, 자신의 시즌을 다시 쓰는 경기를 만들어냈다. 독일 현지는 그 배경에 벵상 콤파니 감독과의 1대1 면담이 있었다고 전했다.
독일 매체 ‘TZ’는 15일(한국시간) “김민재는 쾰른 원정 경기에서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경기 몇 시간 전, 콤파니 감독이 그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짧은 면담이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몸 상태 점검과 동시에 신뢰의 전달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콤파니는 쾰른전 당일 김민재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최근 몇 주간 허벅지 부상으로 고생한 김민재의 컨디션을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었고, 동시에 동기부여를 건네기 위한 자리였다. tZ는 “콤파니의 격려는 김민재에게 즉각적인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를 대신해 쾰른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고, 그라운드에서 모든 의문을 지웠다. 수비에서는 빠른 발과 판단력으로 상대의 결정적인 장면들을 차단했고, 공격에서는 후반 26분 직접 헤더 골까지 터뜨리며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수비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답을 한 경기 안에 담아냈다.
골 장면 이후 구단 내부의 반응도 뜨거웠다. 막스 에베를 단장은 “서로 말을 못 알아듣는 게 다행이다. 콜롬비아 선수가 일본 선수에게 패스하고, 일본 선수가 다시 한국 선수에게 패스했다”며 농담을 던진 뒤 “골 장면과 수비에서 보여준 모습 모두 김민재다운 플레이였다. 자랑스럽다. 그는 그럴 자격과 능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김민재에게 올 시즌은 쉽지 않았다. 프리시즌부터 아킬레스건염을 앓으며 몇 달간 정상적인 출발을 하지 못했고, 복귀 이후에도 잔부상과 실수가 겹쳤다. 일각에서는 여름 이적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AC 밀란이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그러나 김민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최근 팬클럽 방문 자리에서 “이적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변화의 조짐이 있다면 오히려 상징적인 부분이었다. 쾰른전에서 그는 나이키가 아닌 아디다스 축구화를 신고 나섰다. 작은 변화였지만,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처럼 읽혔다.
동료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세르주 그나브리는 경기 후 “김민재는 경기할 때 정말 훌륭하다. 인격도 좋고, 팀원 모두가 좋아하는 선수다. 그가 경기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라커룸 신뢰 역시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2023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에서 리그 최고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한 뒤 바이에른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이제 뮌헨에서 다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 한다. 반복된 부상으로 흔들렸던 전반기를 지나, 우승 경쟁이 본격화되는 후반기에 최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김민재가 그리는 2026년의 그림도 분명하다. 분데스리가, DFB 포칼, UEFA 챔피언스리그 트레블. 그리고 언제든 투입될 준비가 된, 더 적극적인 수비수로의 성장이다. 쾰른전은 그 목표를 향한 출발점이었다.
콤파니와의 짧은 대화, 그리고 그 이후의 선발 풀타임서 김민재는 말이 아닌 플레이로 자신을 증명했다. 이 경기에서 그는 단순히 골을 넣은 수비수가 아니라, 다시 믿을 수 있는 ‘바이에른의 핵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