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800선 고지를 밟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14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48.78포인트(1.02%) 상승한 4846.33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시가총액도 사상 처음으로 40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종가 기준 3000조원을 넘어선 지 약 석 달 만이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11포인트(0.48%) 오른 4820.66으로 출발하며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가(4797.55)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간밤 미국 기술주 훈풍에 따른 반도체주 강세가 코스피를 밀어 올렸다.
이날 상승세로 장을 마감한다면 코스피는 새해 들어 11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이는 2019년 9월(13거래일), 2006년 3·4월(12거래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긴 랠리다. ‘꿈의 오천피’(코스피 5000)까지는 불과 200포인트도 남지 않았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만 의존하던 상승 동력은 로봇ㆍ방산ㆍ조선ㆍ자동차 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 대비 덜 올랐으면서도 펀더멘털이 견고한 방산·조선·전력기기·헬스케어 등으로 수급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의 온기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환율과 금리다. 전날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도 달러 대비 원화값은 0.3원 오른(환율은 상승) 1470.0원에 출발했다. 고환율은 수출주에 호재지만,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한국은행 금통위가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를 삭제하며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점, 간밤 미국과 대만의 관세 합의가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 등도 변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현재 주가는 반도체 등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 간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하다”며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은 있지만, 해외 수요 변화에 따라 언제든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미국 반도체주 강세라는 호재가 충돌하고 있다”며 “상·하방 재료가 혼재된 만큼 장중 치열한 눈치 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