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은 16일 곳곳에서 사고가 잇달았다. 충남 서해안에선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50대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전북 전주에선 미세먼지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 교통사고로 행인이 치여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이날 전국 대부분이 가시거리 1㎞ 미만이었다.
이날 오전 6시 11분쯤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의 한 도로에서 길을 건너던 80대 A씨가 40대 B씨가 운전하던 승합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B씨가 짙은 안개와 미세먼지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이날 오전 6시 53분쯤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줄포나들목(IC) 인근에서는 차량 4대가 부딪히는 사고가 나 50대가 어깨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6시 57분쯤엔 이 사고 인근 지점에서 화물차가 역주행하다가 구조물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이날 전북 서해안과 내륙(전주·정읍·남원)지역은 안개 탓에 가시거리가 100m 미만이었다. 가시거리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거리를 뜻한다.
이날 충남 서해안의 짙은 안개 속을 산책하다 실종된 50대 C 씨는 실종신고 3시간 30여분 만에 바닷가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6일 오전 7시 14분쯤 충남 태안군 고남면 장곡리 운여해변에서 산책하던 A씨가 실종됐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혼자 산책 나간 C 씨로부터 “안개가 많이 껴서 위치 파악도 안 되고 방향 감각도 없다”는 연락을 받은 가족이 신고했다. 수색작업을 하던 경찰과 소방 당국은 오전 10시 50분쯤 드론으로 운여해변 해상에 떠 있던 C 씨를 발견했다. CA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양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A씨가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뒤 실족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항공 운항도 영향을 받았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 기준 청주공항은 9편(출발 4편, 도착 5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이날 오전 7시 청주공항 출발 예정이던 일본 후쿠오카 행에어로케이항공 RF332편은 오전 7시 40분에야 이륙했다. 오전 5시 45분 대만 타이베이에서 청주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ZE782편도 지연됐다.
광주공항 및 무안공항도 저시정경보가 내려져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저시정 특보는 가시거리 1600m 이하일 때 발령된다.
미세먼지도 이날 기승을 부렸다. 중국 고비사막 등에서 발원한 황사 먼지가 고농도의 미세먼지를 유발해 전국을 뒤덮었다. 기상청은 미세먼지 입자들이 수증기를 만나 응결하면서 짙은 안개를 만드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의 경우 이날 오전 10시 기준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04㎍/㎥로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76㎍/㎥ 이상)에 해당했다. 다른 시도와 비교했을 때 세종(10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오전 5시쯤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도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쳤다. 600m가량 떨어진 지역까지도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에 하늘은 연기로 가득했다. 시계 불량으로 소방헬기 투입도 지연됐다.
서울시에는 오전 11시를 기해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초미세먼지주의보는 1시간 평균 농도가 75㎍/㎥ 이상인 상황이 2시간 지속되면 내려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오전까지 일부 지역에 미세먼지가 섞인 안개가 남을 것으로 전망되며 낮부터 북서풍 유입으로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보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7일 대전·세종·충북·호남권·부산·대구·경남·제주권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과 충남은 오전까지, 강원 영서와 울산·경북은 이른 오후까지 ‘나쁨’ 수준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