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고(故) 김하늘양(8)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사 명재완(48)씨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는 16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영리 약취 및 유인 등)로 기소된 명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명씨 측이 주장한 ‘심신미약에 따른 범죄’도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1심 법원은 명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어린이 보호구역 출입 금지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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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사형은 생명 박탈하는 냉엄한 처벌"
항소심 재판부는 “비인간적이고 중대한 범죄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피고인을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하는 게 필요하다”며 “하지만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냉엄한 처벌로 여러 가지 양형 조건을 심도 있게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초등학교 교사로 삶을 비관하며 생면부지의 1학년 학생을 유인, 살해함으로써 유족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며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고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기보다는 무기징역을 통해 사회에서 격리하고 평생 속죄하며 살도록 하도록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선고 직후 김하늘양 유족 측 김상민 변호사는 “전대미문의 잔혹한 사건으로 가족에게 남아 있는 상처가 너무 크다”며 “사형을 선고해도 집행되지 않겠지만, 무기징역은 20~25년 뒤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선고 결과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하늘양 유족 측은 검찰과 논의, 항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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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너무나도 잔혹하게 살해" 사형 구형
앞서 지난달 17일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교사로서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이자 아무런 잘못 없는 피해 아동을 너무나도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심 공판에서 검사는 “(저는) 이 사건 피해 아동 사체를 직접 검시했던 수사 검사로서 너무나 작고, 어리고, 하얗고, 말랐던 피해 아동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피해 아동은) 너무나도 참혹했으며 처절한 고통 속에서 죽어가며 맨손으로 칼을 막으려 적극적으로 반항했던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명재완, 항소심서 반성문 제출
명씨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 명씨의 국선 변호인은 “피고인은 가정불화로 양극성정동장애와 불안 장애 등을 진단받았고 참혹한 범행은 병적 상황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며 “정신 병력과 수면제 복용에 따른 이상 반응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심신미약 여부를 다시 한번 판단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명씨는 지난해 10월 열린 1심 선고 전 법원에 95차례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항소심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7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지난해 2월 10일 오후 5시쯤 자신이 근무하던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는 김하늘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 명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결정했으며 명씨가 별도의 이의 절차를 밟지 않아 파면이 확정됐다. 20년 이상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명씨는 파면 결정으로 50% 감액된 공무원 연금(퇴직급여)을 만 62세부터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