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소주병으로 지인의 눈과 이마를 찔러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줄곧 혐의를 부인했으나, 사건 현장에 찍힌 '핏자국' 위치 등으로 그의 거짓 진술이 드러났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특수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12월 강릉 한 식당에서 지인 B씨(53)와 술을 마시던 중 돈을 갚으라는 말을 듣고 홧김에 자기 머리에 소주병을 내리쳐 깨뜨린 뒤 B씨 눈과 이마를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소주병 조각이 오른쪽 눈을 관통해 안구 뒤편 뇌 근처 뼈까지 박히면서 B씨는 실명에 이르렀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피해자는 피고인 범행으로 인해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시력장애로 인한 영구적인 후유증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에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몸싸움하면서 바닥에 함께 뒹구는 과정에서 소주병 파편에 피해자 눈이 찔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식당 벽면·탁자 등에 생긴 '핏자국'의 위치와 형태를 볼 때 B씨가 바닥이 아니라 탁자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눈 부위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현장 사진을 살펴보면 가게 건물 밖, 계단 위, 가게 안 테이블 위 등에서 많은 핏자국이 확인됐다"며 "특히 테이블 위와 테이블보다 높은 벽면에 다수의 핏자국이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주병이 눈 부위를 넘어 뇌에 근접한 부위까지 박힌 것으로 볼 때 ▶강한 외력이 수반된 것으로 보이는 점 ▶B씨의 상처 크기, 깊이, 모양 등이 B씨가 진술한 피해 상황과 대부분 부합하는 점 ▶두 사람이 다투던 중 술병으로 맞아 B씨가 다쳤다는 목격자의 119 신고 내용 등을 고려해 유죄로 판단했다.
"형이 부당하다"는 양측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당심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구상금을 납부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발생한 치료비 약 786만원을 변제했다"며 "하지만 그 사정만으로는 양형 조건에 본질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