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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7000억불 돌파 속 철강·기계↓ 반도체↑…커지는 양극화

중앙일보

2026.01.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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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전후인 최근 7년(2018~2024)년 사이 한국 수출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품목 별 경쟁력 차이가 커져 양극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7년 사이 한국 수출액이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품목별 경쟁력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반도체 분야에선 경쟁력이 높아졌지만, 철강·기계 분야는 하락해 수출 품목 간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은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 수출은 외형적 성과와 달리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018년 이후 낮아지는 추세”라며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뚜렷한 성장 없이 정체된 흐름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2018~2024년 품목별 수출 경쟁력 추이를 분석했다. 수입국의 경제 상황이나 세계 시장 수요 등 짧은 기간 안에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과 한국 수출품이 타국보다 상대적으로 보유한 경쟁력(품목·시장)을 두루 살폈다.

박경민 기자

분석 결과, 최근 한국 철강·기계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철강 제품은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이 설비를 늘리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했다. 2021년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에서 비롯한 부동산 불황의 영향으로 중국이 수출량을 늘리면서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한국 기계 역시 동남아 시장 등에서 중국 기계에 밀렸다. 중국 기계제품의 가격이 더 싼 데다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 정책(중국 제조 2025) 등으로 수준까지 높아지면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으로 통상 비용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최근까지는 주요 철강 수출국 중 한국의 시장 경쟁력이 이탈리아·네덜란드 등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탄소배출권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 EU 내 한국 수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반면 반도체·자동차 분야의 품목 경쟁력은 높아졌다. 반도체의 경우, 국내 메모리 업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디디알(DDR)5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경쟁국보다 빠르게 개발·상용화한 점이 주효했다. 한은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최신 메모리 제품을 경쟁국 대비 약 1년가량 앞서 양산하며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불량률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2022∼2024년) 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 양산 능력을 키워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 수출품을 대체하면서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동차 역시 내연 기관차와 전기차 모두에서 경쟁력이 강화됐다. 2010년대 말 자동차 고급 브랜드 출시 등 품질을 높인 데다, 2022~2024년 전기차 플랫폼 개발 등의 영향이다. 한은은 “하이브리드 차의 경우 수출이 과거보다 호조를 보였지만, 경쟁국과 비교할 때 수출 결과가 월등하진 않아 글로벌 수요 확대에 힘입은 현상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품의 중·장기적 세계 시장 점유율은 수요 측면의 영향도 적지 않지만 결국 품목별 경쟁력 개선에 달린 셈이다. 한은은 “철강 등 경쟁력 약화 품목은 기술 고도화와 생산성 제고로 품목 경쟁력을 높이고, 반도체·자동차 등 분야에선 세계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 기술 보안 강화 등으로 경쟁 우위를 굳혀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통상·외교적 대응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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