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하는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의 8개 재판 중 사법부의 첫 법적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2시에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3일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 등)를 유죄로 판단했다.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이를 폐기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 밖에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국가긴급권의 행사인 계엄 선포는 전 국가적 혼란을 초래함으로 지극히 예외적 경우에 한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전례 없이 자신이 특정한 일부의 국무위원에게만 통지해 국무회의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법질서를 수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절차적 요건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충성하는 대통령경호처 공무원을 사실상 사병화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시키고 국가 법질서 기능을 저해해 피고인은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 사건 범행에 관해 납득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필요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붉어진 얼굴로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인 뒤, 변호인단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퇴정하면서는 재판부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 외에도 검찰과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으로부터 총 7회 기소돼 각각 재판받고 있다.
비상계엄 관련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 이뤄진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