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2살 어린 우즈벡에 실력자체 완전 부족' 이민성호, 열심히라도 뛰어야 호주전 자존심 회복 가능

OSEN

2026.01.15 22:5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우충원 기자] “어부지리 8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U-23 대표팀의 분위기는 무겁다. 경기력도, 결과도, 흐름도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럼에도 토너먼트는 시작됐고, 상대는 호주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18일 0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홀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와 격돌한다.

한국은 C조 2위로 간신히 8강에 올라섰다. 조별리그 성적은 1승 1무 1패. 출발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이란전은 답답한 흐름 속에서 0-0 무승부로 끝났고, 레바논전은 두 차례나 리드를 내준 뒤에야 4-2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두 살 어린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0-2로 완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결과적으로 8강에는 올랐지만, 내용은 충격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흐름이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 내내 무기력했고, 집중력은 쉽게 무너졌다. 골을 넣어야 하는 순간에도 공격의 방향이 보이지 않았고, 수비에서도 조직력이 흔들렸다. 최악의 경우 조 3위로 추락할 뻔한 상황까지 만들었다. 만약 이란이 레바논을 꺾었다면 한국은 그대로 탈락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결국 레바논이 이란을 1-0으로 잡아준 덕분에, 경우의 수에서 살아남아 C조 2위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그 사이 호주는 자신들의 방식대로 토너먼트 문을 열었다. 호주는 D조 3차전에서 이라크를 2-1로 꺾고 조 1위를 확정했다. 중국전에서 세트피스 한 방에 무너져 불안 요소를 남기기도 했지만, 태국과 이라크를 연이어 잡아내며 전력의 깊이와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중국 역시 조 1위를 충분히 노릴 수 있었으나 마지막 경기 태국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며 흐름을 놓쳤고, 결국 호주가 조 1위를 가져갔다.

이 결과는 중국 쪽에서도 복잡한 반응을 만들었다. 중국은 8강에서 한국이 아니라 C조 1위 우즈베키스탄과 맞붙게 됐다. 중국 내에서는 “한국을 만났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까지 나왔다. 시나 스포츠는 “한국은 지난해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만큼 중국과 만나면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중국 대표팀은 선수단 안정성과 전술 조직력 면에서 한국 대표팀을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더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니라는 식의 평가였다.

한국으로서는 반박하기 쉽지 않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보여준 내용이 그만큼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한국은 90분 동안 유효 슈팅 1개에 그쳤다. 공격 전개는 끊겼고, 빌드업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수비 조직력도 불안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경기 태도였다. 한 발 더 뛰는 움직임, 몸싸움에서 먼저 부딪히는 강도, 실점을 만회하기 위한 절박함이 경기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안 되는 날”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많은 부분이 무너졌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경기 후 “최근 몇 년 동안 본 경기 중에서 경기력이 제일 안 좋았다. 이유를 하나 꼽기가 어렵다”고 혹평했다. 이어 “가장 충격적인 건 선제 실점 이후 반응이었다. 골을 넣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몸싸움을 해줘야 하는데 그런 열정이 충분히 보이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반응과 분위기에서 완전히 밀렸다는 지적이었다.

이민성 감독 역시 8강 진출에도 웃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상대 이야기가 나오자 “일단 우리 팀의 문제를 먼저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우리가 제다로 넘어가서 상대가 결정되면 분석을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우리 팀이 일차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먼저 우리 팀을 분석하며 준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토너먼트 상대보다, 지금은 한국 스스로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이어 이민성 감독은 더 직접적으로 책임을 언급했다. “(우즈베키스탄전 한국의) 강점이라고 이야기할 부분은 없는 거 같다. 일단 내가 전술적으로 실수를 했다. 선수들 역시, 우리가 베스트 멤버를 짜는 상황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준비해서 잘 정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술과 운영, 그리고 선수단 구성까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는 고백이었다.

한국 선수단은 이제 호주전을 앞두고 체력 회복과 분위기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14일 리야드에서 제다로 이동한 뒤 별도 훈련 없이 휴식을 취했다. 급격하게 떨어진 경기력과 정신적 흔들림을 되돌리는 과정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호주는 쉽지 않은 상대다. 이민성 감독은 “호주는 조직력과 공수밸런스가 좋으며 피지컬적으로도 강한 팀이다. 팀 전체가 잘 준비해서 태극마크에 부끄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승부의 핵심은 “달라진 태도”와 “약속된 움직임”이다. 전술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줄 반응이 달라져야 한다. 토너먼트는 한 번의 실수가 곧 탈락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한국이 반전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 [email protected]

[사진] KFA 제공. 


우충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