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공천 대가 뇌물 1억원 의혹과 관련 강선우 의원(무소속)과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사무국장)인 남모씨, 김경 서울시의원의 3자 대질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금품 수수 정황은 확인되지만 누가 어떻게 전달했는지 등에 대한 진술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경찰의 부실·늑장 수사가 이러한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 38분까지 김 시의원에 대한 2차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약 16시간 30분 동안의 경찰 조사 끝난 뒤 김 시의원은 “성실히 있는 그대로 다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후 공천 대가 뇌물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추가 소환을 검토 중이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 김 시의원은 “2022년 강 의원에게 1억원을 줬고 그해 4월 공천이 확정되고 수개월 뒤에 돈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의 해당 진술은 강 의원의 해명과 배치된다. 강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천을 약속받고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금품 전달 과정과 관련 세 사람의 진술이 제각각 엇갈리면서 의혹 규명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날 김 시의원은 강 의원의 전 보좌관인 남씨가 먼저 공천 대가 뇌물 전달을 제안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시의원이 강 의원과 남씨를 만났고, 남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강 의원에게 직접 1억원을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남씨는 공천 대가 뇌물이 오가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지난 6일 경찰 조사에서 강 의원과 함께 김 시의원을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이어 잠시 자리를 비우고 돌아오니 강 의원이 ‘물건을 차에 옮기라’ 지시했고, 물건이 돈인지 모르고 트렁크에 넣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진술은 강 의원 입장과도 또 다르다. 강 의원은 지난달 29일 해당 의혹과 관련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와 녹취록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뒤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무국장 보고를 받기 전에는 관련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를 지시하거나 요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금품 전달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런 진실 공방은 경찰이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실·늑장 수사로 진술 검증에 필요한 물증 확보가 지연되면서다. 경찰은 녹취록이 공개된 지 13일 만인 지난 11일 김 시의원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김 시의원은 평소 출퇴근하는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져 부실 수사 비판을 받는다. 경찰은 “생활 반응 등을 파악해 실거주지로 보이는 강서 아파트에 대해서만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 의원에 오는 20일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강 의원이 예정대로 출석한다 해도, 사건 핵심 인물을 의혹이 불거진 지 3주가 지난 22일 만에 소환하는 셈이다. 의혹 당사자들이 이런 경찰 수사의 허점을 파고들면서 제각각 유리한 진술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남씨와의 3자 대질 조사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