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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 채' 겨냥했다…靑 "보유세·양도세 개편 검토"

중앙일보

2026.01.16 00:35 2026.01.1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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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아파트가 빼곡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택 보유세·양도소득세의 누진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6일 공개된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소득세 누진제도는 오랜 기간에 걸쳐 상당히 정교하게 갖춰나갔다. 그런데 보유세나 양도소득세 등은 그렇지 않다”며 “(세제를) 정교하게 검토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발언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것이다. 주택 보유세의 경우 ▶6억원 이하 ▶12억원 이하 ▶25억원 이하 ▶50억원 이하 ▶94억원 이하로 과세표준 구간이 나뉜다. 김 실장은 “같은 한 채라도 20억, 30억, 40억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해 보유세를 다르게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다”며 과표 구간 세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양도세는 현재 1주택자는 보유 기간이 3년일 때, 양도차익의 최대 24%를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아 세금을 적게 낸다. 보유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면 공제율도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김 실장은 “(주택 가격이 높든 낮든) 다 똑같은 한 채라서, 장기 보유하면 다 똑같이 80%까지 공제해준다”며 주택 가격에 따라 공제율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0대 그룹 사장단과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는 “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며 “김 실장이 말한 내용은 ‘검토해본다’는 원론적 입장”(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보유세·거래세 조정을 포함한 세제 합리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재정경제부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 합리화 태스크포스(TF)’가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세제 개편안이 단기간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김 실장은 “공급 정책이 발표되고 주택 가격이 좀 안정되면 그 다음엔 세금 문제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법 개정안은 통상 7월 말 발표되는 데다가 여권 입장에선 주택 관련 세제의 변화가 6·3 지방선거에 끼칠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까닭이다. 다만 정부는 올해 5월 8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연장 여부는 이르면 2~3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주택 공급 정책과 관련해선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의욕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 용산지구 같은 경우엔 서울시와도 꽤 의견이 접근해가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국유지나 정부 소유 노후 청사,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도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급 대책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며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하고 있는데, 발표 시점을 두고 설 연휴 이후냐, 이전이냐를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모습. 뉴스1

김 실장이 언급한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은 그간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이 서로 달랐다. 서울시는 최대 8000가구를 제시했지만, 정부는 1만가구 이상을 요구해왔다. 서울 노후 청사나 태릉CC 활용 방안은 정부가 일찍부터 검토한 유력 공급지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수도권 요지에 있는 유휴 부지나 노후 청사 등을 개발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8·4 공급 대책 핵심 부지로 발표됐지만, 교통 혼잡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의 반발 등으로 아직 사업을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태릉CC는 매번 검토되지만, 실제 개발까지 난관이 많다”고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 컨트롤타워인 정책실장의 입을 통해 ‘부자 증세’ 문제가 거론되자 야권에선 비판이 나왔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예정인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보유세·양도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 “김 실장이 여론의 간을 보기 시작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를 세금으로 패면서 ‘똘똘한 한 채’를 띄우더니 이제는 ‘똘똘한 한 채’도 세금으로 패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급 대책에 대해선 “누가 봐도 허세를 부리고 있다”며 “혹여 용산부지, 태릉CC처럼 아파트 부지가 아니라고 국민이 이미 판정내린 곳을 포함시키는 꼼수는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김용범 “신규 원전 신설 불가피”


김용범 실장은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등에 필요한 전기 공급을 위해 “신규 원전 신설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신규 원전 2기 건설은 지난해 초 여야 합의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다. 한국갤럽의 지난 13~15일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찬성 의견은 54%, 신규 원전 건설 반대 의견은 25%로 나타났다. 기후환경부도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이번주 실시했다.




윤성민.안효성.김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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