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태워 담뱃불을 붙이는 영상으로 이란 반정부 시위 상징으로 부상한 여성이 캐나다로 망명한 20대 반체제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심각한 경제난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정권 퇴진 요구 등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선 한 단발머리 여성이 히잡을 벗은 채 거리로 나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이는 영상이 크게 화제를 모았다. 이 여성은 사진이 불에 타자 담배를 갖다대 불을 붙였고 이어 사진을 바닥에 던지며 체제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여성 인권과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이란 사회에서 얼굴을 드러낸 채 체제에 공개 저항한 이같은 행동은 반정부 투쟁의 상징이 됐고, 이후 X(엑스)에는 여성들이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여 담뱃불을 태우는 영상이 잇따라 게시됐다.
1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안전을 이유로 본명은 밝히지 않기로 한 영상 속 여성은 X에서 자신을 '급진적 페미니스트'라 부르며, 영화 '아담스 패밀리' 속 주인공 '모티시아 아담스'라는 예명을 쓰는 인물이다. 그는 예명을 쓰는 이유를 두고 순전히 '으스스한 것들'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미국 비영리매체 '디 오브젝티브'(The Objective)에 말했다.
해당 여성은 이란에서 반체제 인사로 활동하다 당국에 체포돼 학대당한 경험이 있다. 이후 튀르키예로 몸을 피한 뒤 캐나다 학생 비자를 받았고, 현재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토론토에 머물고 있다. 그는 인도 CNN-뉴스18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마음과 영혼은 언제나 친구들과 함께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당국에 체포된 건 2019년 미국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으로 불거진 '피의 11월' 시위에서였다. 당시 17살이었던 그는 보안군에 체포돼 가족들에게 행방도 알리지 못한 채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한다. 가족들이 보석금을 낸 뒤에야 석방됐고, 이때부터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됐다.
지난 2022년 '히잡 시위' 때는 히잡 의무 착용에 반대하는 유튜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2024년에는 에브라힘 라이시 당시 이란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하자 이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다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리고 당국 심문 과정에서 심한 모욕과 신체 학대를 당했다고 했다. 역시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그는 튀르키예행을 택했고, 이후 캐나다로 은신처를 옮겼다.
이란 시위는 계속되고 있고, 자신은 단번에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인사가 됐지만 고국에 있는 가족 걱정은 여전하다. 그는 "가족들 모두 아직 이란에 있고, 며칠 동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이슬람 정권이 그들을 공격할까 봐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