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뛰는 베네수엘라 국적 타자 요나단 페라자(28)와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27)가 우여곡절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나란히 입국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한 뒤 파나마와 네덜란드를 경유해 한국에 도착하는 기나긴 여정. 미국을 거치지 않는 비행편을 연결하느라 그렇게 됐다. 페라자는 "(현지 시간으로) 수요일에 떠났는데 여기 도착하니 금요일 저녁"이라고 했다.
에르난데스의 소요 시간은 더 길었다. 베네수엘라 내에서 약 10시간을 이동해 페라자를 만난 뒤 함께 출국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파나마까지 1시간 30분, 파나마에서 네덜란드까지 9시간, 네덜란드에서 인천까지 11시간 30분 동안 비행기를 탔다"며 혀를 내둘렀다. 경유지 대기 시간을 뺀 순수 비행시간만 총 22시간이다.
한화 선수단은 오는 23일 호주 멜버른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당초 호주로 직접 합류하려 했던 페라자와 에르난데스가 일정을 일주일이나 당겨 한국에 온 건, 추후 발생할 위기 상황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내국인들의 출·입국이 원활하지 않다.
한화 관계자는 "국제 정세 변수를 고려해 페라자와 에르난데스가 일단 한국으로 입국한 뒤 스프링캠프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했다"며 "두 선수는 대전에서 여독을 풀고, 남은 기간 야구장에서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다 동료들과 함께 호주로 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한화에서 활약하다 1시즌 만에 복귀하는 페라자는 "오랜만에 한국 땅을 밟아 기쁘고 기대가 크다. 멀리서 오느라 피곤하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한화 팬들이 걱정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아무 문제 없고, 괜찮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지난해 준우승한 한화가 올해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태어나 처음 한국에 온 에르난데스는 반소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경유하면서 샤워를 했는데, 그때 가방에 있던 옷이 이것밖에 없어서 이렇게 입고 왔다"며 웃었다. 이어 "너무 긴 여행이라 힘들었지만, 한국에 잘 도착했기 때문에 기쁘다"며 "지난해 한화 외국인 투수들이 정말 잘했고, 한화 팬분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도 잘 안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