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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마차도, 트럼프에 '노벨상 메달' 줬다…노르웨이 발칵

중앙일보

2026.01.16 08:09 2026.01.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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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게 노벨평화상 메달이 담긴 대형 금색 액자를 전달받고 웃고 있다. 사진 백악관 트루스소셜 캡처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의 노벨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헌납'하자 이 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에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마차도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그간 공공연히 이 상을 받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벨평화상 메달을 전달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온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차도가 마두로 대통령 축출 후 차기 지도자를 꿈꾸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의 노벨상 메달을 꺼내놓은 것이다.

앞서 마차도가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트럼프 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공유하고 싶다고 발언하자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노벨상 수상이 공표되면 상을 취소하거나 공유하거나 다른 이에게 양도할 수 없다"며 "수상 발표가 이뤄지면 그 결정은 영구적이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노벨위원회의 이같은 경고에도 메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긴 마차도에 대해 노르웨이 주요 인사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오슬로 대학 정치학과의 얀네 알랑 마틀라리 교수는 현지 공영방송 NRK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상에 대한 존중이 완전히 결여된 한심하고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벨상을 그런 식으로 줘버릴 수는 없다"며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을 넘김으로 노벨위원회는 물론 노벨상의 상징성에 대한 무례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시장을 지낸 레이몬 요한센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행동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당혹스러운 일이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중요한 상의 권위를 손상하는 짓"이라고 했다. 또 "노벨평화상 수여를 둘러싼 정치적인 논란이 너무 커져서 이제 노벨평화상 반대 운동이 일어난다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노벨상 메달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트리그베 슬락스볼 베둠 노르웨이 전 재무장관은 NRK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메달을 수락한 것은 그의 인격을 잘 보여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상과 업적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전형적인 허풍쟁이"라고 했다.

노르웨이 녹색당의 아릴 에름스타드 대표도 "트럼프는 마피아 두목처럼 행세하고 있다"며 "절박한 상황에 놓인 수상자에게 평화상을 갈취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마리아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노벨평화상을 나에게 줬다. 상호 존중의 훌륭한 제스처"라고 추켜세우는데 그쳤을 뿐 마차도가 원하던 정치적 지지 표명은 하지 않았다. CNN은 회담을 마친 마차도가 손에 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새겨진 기념품 가방 하나뿐이었다고 꼬집었다.



정혜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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