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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탕면 182개 탑 쌓았다…'정리벽' 남자가 남긴 충격 유품

중앙일보

2026.01.16 13:00 2026.01.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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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쓸쓸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묻습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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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현장은 주택 반지하였다. 집주인이 의뢰했다.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라 생활소음이 다 들리는 구조였다.
반지하에선 매일같이 낮이고 밤이고 기침 소리가 새어나왔다.
낮이고, 밤이고….

그렇다.
고인은 일을 안 했다.
도대체 어디서 돈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며칠에 한 번씩 양손이 묵직하게 막걸리를 사들고 반지하로 숨어 들어갔다고 한다.
뭘 제대로 챙겨먹지도 않는 거 같은데 그렇게 기침을 뱉으며 술만 마시니….

그렇다고 누가 그를 뜯어말리겠는가.
이웃들은 그를 돕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도울 수 없는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도 바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선 이웃 누군가의 죽음도 일상이다. 하지만 내일 죽더라도 오늘 사느라 바쁜 이들은 누구도 도울 여력이 없다.

이웃들은 다만 조용히 그의 최후를 예견했을 뿐이다.
그들의 냉정한 침묵은 어느 날 그의 침묵에 깨졌다.
어느 날 기침 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이다.
그가 죽었다, 결국.
어쨌든 그 덕에 시신은 비교적 이르게 발견될 수 있었다.

옆방 세입자가 바로 집주인에게 연락한 것이다.
타지에 사는 집주인은 설마 하는 심정으로 부랴부랴 이곳을 찾았다.

“보증금이 없는 방이에요. 세도 싸게 줬어요.
이 동네가 대부분 그래요.
유튜브나 뉴스에서도 이런 일을 본 적이 있어요.
어쩌면 나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겠구나 싶었죠.”

집주인은 사실 그 동네 출신이었다.
어머니와 가족이 살던 집이다.
아들이 고생 끝에 그 동네를 탈출한 것이다.
그리고 한때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세입자로 들였다.

문단속도 필요없는 이들의 집이었다. 알루미늄 현관문은 힘 없이 열렸다.
침대에 웅크린 채로 발견된 세입자. 사후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날이 추워 시신엔 손상이 없었다.
전기장판은 고장났는지, 전기료를 아끼느라 꺼놨는지 싸늘했다.
이지우 디자이너

“이게 왜 침대 옆에 있어?”

20㎏짜리 원형 플라스틱 통이 침실에 있었다.
불투명한 하얀 용기엔 타일 접착제 상표가 붙어 있다.
화장실 타일 등을 붙일 때 쓰는 공업용 접착제다.
집수리를 할 때 보통 쓴다. 공사장에 나뒹굴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왜 침대 옆에?
그것도 뚜껑이 닫힌 채로….

원래는 찐득찐득한 본드가 가득 들어 있는 통이다.
하지만 내용물은 비닐에 싸서 통에 담기 때문에 본드를 쓰고 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크기도 여러 가지라서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나도 몇 개 가지고 있다. 작업을 위해 베이킹 소다나 과탄산 소다를 담아두기도 하고, 그냥 연장통으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나처럼 작업하는 이들이 쓰는 거지 일반 가정 침대 옆에 둘 물건은 아니다.

“대체 방에서 뭘 담아둔 거지?”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려 보니 4분의 1 정도 뭔가가 출렁출렁 차 있었다.
당장 뚜껑을 열고보고픈 궁금증을 뒤에서 붙잡는 뭔지 모를 두려움….

꺼림칙한 생각에 잠시 시선을 돌렸다.
주변을 살펴보니 곧장 주의를 끄는 이상한 물건이 많았다.

빈 막걸리통도 잘근잘근 밟아 박스마다 꽉 차게 채워뒀고, 새우깡 봉지 수백 장을 일일이 접어 쟁여뒀다.
그리고 꼼꼼하게 쌓아올린 새우탕 컵라면 탑. 기가 막힐 정도의 ‘작품’이라 작정하고 세어 보니 182개였다. 하루에 몇 개나 먹었을까. 대체 이 컵라면 공든탑은 몇 달치 끼니였을까.

마지막으로 그 불길한 플라스틱 통을 확인할 차례였다.
침대에 웅크려 죽은 그 남자.
그 침대 옆의 20㎏짜리 원형 통.

사실은 처음부터 짐작이 안 간 건 아니다.
그냥 그 짐작을 확인하길 미뤄둔 게다.

“이거…, 그거 같은데….”
“뭐요?”
확신에 가까운 짐작을 하며 뚜껑을 열었다.

▼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3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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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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