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가정통신문 쓰는데 5분…부산 교사 호평 받는 비서 누구

중앙일보

2026.01.16 14: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부산시교육청 교육연수정보원에서 교직원 대상 PenGPT 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이 업무 경감을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비서가 반년 새 교직원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교직원 33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비율이 82%에 달했다. 행사 계획서와 포스터 작성, 영수증 처리부터 외국인 학생을 위한 번역 지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교직원 4명 중 3명 가입, 사용량 68배 뛰어

1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시작한 AI비서 Pen(Pusan Education Network)GPT 교직원 가입률은 75.2%다. 2024년 9월 전국에서 AI비서를 처음 도입한 서울시교육청(가입률 55%)보다 높은 수치다. PenGPT를 이용한 업무 처리량은 지난해 8월 3900만7224토큰에서 지난달 26억6317만9077토큰으로 약 68배 뛰었다. ‘토큰’은 데이터를 쓴 양을 뜻하는데, 1000토큰이면 한글 기준 약 1600자 정도의 데이터를 썼다는 의미다.

PenGPT는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석준 교육감이 공약한 ‘교직원 업무 경감’ 실현을 위해 도입된 AI 기반 업무 서비스다. 도입 검토 단계에선 ‘챗GPT 등 기존 상용 AI의 무료 기능도 훌륭한데, 굳이 별도의 AI가 필요하냐’는 등 반문도 있었다고 한다.



“보안 갖춘 비서 기능, 할루시네이션 차단 강점”

부산시교육청은 PenGPT가 제공하는 ‘비서’ 기능을 강점으로 꼽는다. AI가 시교육청의 주요 학습자료를 학습한 상태에서, 간단한 명령어(프롬프트) 입력에 따라 계획안을 비롯한 각종 문건 생성 등 업무를 보조하는 기능이다.

실제로 PenGPT에게 ‘생명존중 주간 계획을 수립해달라’는 명령을 기간과 함께 입력했더니 계획안을 즉각 생성했다. 이를 토대로 포스터와 가정통신문, 학부모에게 보낼 문자 메시지 등을 작성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부산 학교에도 외국인 학생들이 늘어나는 상황인데, PenGPT를 사용하니 수초 만에 베트남ㆍ중국ㆍ러시아어 등으로 문건을 손쉽게 번역할 수 있었다.

조선옥 부산시교육청 학교지원팀 장학관은 “PenGPT는 사용자가 별도의 내용을 학습시켜 비서 기능을 설정하고 문건을 등록할 수 있다”며 “예를 들면 ‘학교폭력 업무 담당 비서’ ‘계약 업무 담당 비서’ 같은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비서를 다른 사용자에게 통째로 인계하는 것도 가능해, 업무 후임자는 해당 업무의 1년 흐름과 주요 문건의 내용ㆍ형식 등을 파악하고 AI 도움을 받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은 상용 AI와 비슷하지만, PenGPT는 도입에 앞서 국가정보원의 보안성 검토를 거쳤다. 이 때문에 교직원들은 부담 없이 특정 학교ㆍ학급의 데이터를 넣고 작업할 수 있다고 부산시교육청은 설명한다. 이외에도 ‘사주’나 ‘타로’처럼 업무와 무관한 명령어는 걸러내고, 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는 생성 문건에서 자동으로 흐리게 처리하는 것도 상용 AI와 다른 기능이다. 학습 영역을 벗어나는 명령이나 질문에는 ‘근거가 없다’고 답하도록 설정해 할루시네이션(AI가 없거나 잘못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생성하는 현상)을 차단했다.



“만족도 81.5%… 공모전ㆍ연수 확대”

부산시교육청이 AI비서 도입 3개월째인 지난해 10월 설문조사를 했더니 PenGPT 사용에 ‘만족’ 혹은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 비율이 81.5%로 나타났다. 중학교 담임교사 A씨는 “학급운영비로 사용한 카드 명세서의 경우 영수증을 챙겨뒀다가 업체명과 사용 날짜, 금액 등을 하나씩 입력해 엑셀 파일로 만들었는데 PenGPT에서는 영수증 사진만 찍어서 입력하면 몇초 만에 파일로 정리해준다”며 “기획안이나 회의록 작성 등 이틀씩 걸리던 업무를 1~2시간이면 마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PenGPT는 민간 업체인 웍스AI가 서비스하며, ‘구독’과 달리 데이터를 쓴 만큼 내는 ‘종량제 요금제’ 방식이다. 교직원 2만2039명이 이용하는데 한 달 비용은 약 1000만원으로 단순 구독 방식(3만명 기준 연간 100억원) 대비 효율적이라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조 장학관은 “기본 제공 기능 이외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PenGPT를 효율적으로 쓰는 교직원도 많다”며 “공모전을 열어 이런 사용팁을 공유하고, 연수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