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손흥민 떠난 자리, 더 거칠어진 주장… 로메로와 함께 드러난 토트넘의 ‘기강 공백’

OSEN

2026.01.16 14:4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OSEN=이인환 기자] 패배보다 더 뼈아픈 것은 반복되는 장면이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토트넘 홋스퍼는 좀처럼 경기장을 떠나지 못한다. 분노, 항의, 충돌. 그리고 또 하나의 ‘기강’ 논란이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래틱’은 16일(한국시간) 토트넘 내부에서 반복되고 있는 규율 문제와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집중 조명했다. 최근 성적 부진과 맞물린 감정의 폭발, 그리고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듯한 팀 분위기가 프랭크 감독 체제의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가장 최근 장면은 아스톤 빌라전 직후였다. FA컵 3라운드에서 1-2로 패한 뒤, 빌라의 올리 왓킨스는 원정 팬들 앞에서 노골적인 세리머니로 토트넘 선수들을 자극했다. 이에 주앙 팔리냐가 반응했고,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밀침과 언쟁이 이어졌다. 팔리냐가 왓킨스를 쫓아가 머리를 들이밀자, 빌라의 라마어 보가르드와 모건 로저스까지 가세하며 상황은 순식간에 몸싸움으로 번졌다.

프랭크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통제력을 잃었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우발적인 사건으로 치부하기엔 반복성이 짙다. 토트넘은 불과 나흘 전 본머스전에서도 추가 시간 실점으로 패한 뒤 미키 판 더 펜, 페드로 포로, 팔리냐가 원정 팬들과 거친 설전을 벌였다.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마다 감정이 외부로 분출되는 패턴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장면들이 이번 시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랭크 감독의 첫 시즌, 토트넘은 이미 여러 차례 ‘기강 시험대’에 올랐다. 시즌 개막 전부터 불거진 이브 비수마의 근태 문제는 그 출발점이었다. 유로파리그 우승 멤버로 팀 내 입지를 회복하는 듯 보였던 비수마는 지속적인 지각으로 PSG와의 UEFA 슈퍼컵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시 프랭크 감독은 “규율 위반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른다”며 단호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비수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11월 첼시전 패배 후에는 판 더 펜과 제드 스펜스가 홈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라는 지시를 무시한 채 경기장을 떠나 논란을 자초했다. 선발 명단에 포함될 예정이던 선수가 경기 전 미팅에 지각해 제외된 사례도 두 차례나 발생했다. 규율은 분명 강조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반복적으로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경기 중에도 수치로 나타난다. 이번 시즌 토트넘보다 더 많은 경고와 퇴장을 받은 팀은 브라이튼뿐이다. 그러나 브라이튼은 퇴장이 없는 반면, 토트넘은 이미 두 차례 레드카드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12월 리버풀전에서 나왔다.

첫 번째는 사비 시몬스였다. 버질 반 다이크를 향한 늦은 태클은 VAR 판독 끝에 다이렉트 퇴장으로 번복됐다. 악의는 없었지만, 감정과 타이밍 조절 실패가 만든 결과였다. 이어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후반 추가 시간 이브라히마 코나테를 걷어차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로메로가 퇴장 판정 이후 주심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고, 즉시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가 1경기 출장 정지를 부과했다.

프랭크 감독은 “주장은 특히 더 냉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로메로에게 ‘차분함’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를 제패한 전사형 리더다. 올여름 손흥민이 LAFC로 떠난 뒤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지만, 이는 전폭적인 신뢰라기보다 경험 많은 리더의 부재 속에서 내려진 현실적 선택에 가까웠다.

로메로의 리더십은 직설적이고 거칠다. 본머스전 하프타임, 그는 동료들에게 강한 어조로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는 후반 반등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경기장 밖에서는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빌라전 패배 직후 그는 SNS를 통해 구단 수뇌부를 겨냥한 듯한 성명을 올렸고, 이후 일부 표현을 삭제했다. 이는 2024년 말 구단 투자 부족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리그 14위, 모든 국내 컵대회 조기 탈락이라는 현실 속에서 로메로의 문제 제기를 ‘대변’으로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다. 반면 주장으로서 자제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 역시 작지 않다.

프랭크 감독과 요한 랑에 기술 이사는 최근 로메로와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감독은 “젊은 리더가 저지를 수 있는 실수”라며 상황을 수습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장외 소동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토트넘의 문제는 성적이나 전술을 넘어, 팀 전체의 안정성과 규율이라는 더 깊은 층위에 자리 잡고 있다.

코너 갤러거 같은 ‘모범형 리더’의 합류가 하나의 해법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의 토트넘은 누군가 한 명의 성격으로 정리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프랭크 감독에게 남은 시즌은 전술 이상의 싸움이다. 흔들리는 경기력보다 더 위태로운 것은, 통제되지 않는 감정 그 자체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