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원이 있는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울산교가 세계의 맛과 문화가 교차하는 새로운 도시 명소로 변신한다. 울산시는 보행자 전용교인 울산교 위에 '세계음식문화관'을 준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달 중 요리사 등 각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 뒤,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강 위에서 세계 각국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러한 형태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다리 위 세계 음식점은 국내 첫 사례로 파악됐다.
울산시는 울산교를 단순한 통행 시설이 아닌, 음식·풍경·문화가 공존하는 체류형 명소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다리 구조 안전성 검토와 구조설계 용역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다리 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길이 20m, 폭 2.6m 규모의 건축물 4개 동을 조성했다. 시민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공간은 유지하면서도 음식 판매 등 관광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사업비는 20억원이 들었다.
4개 동 가운데 3개 동에는 우즈베키스탄 ·튀르키예 · 이탈리아 ·태국 ·인도 ·일본 등 6개국 음식을 선보이는 음식점이 들어선다. 나머지 1개 동에는 카페 같은 휴게 공간이 마련된다. 울산교는 중구와 남구를 잇는 길이 356m, 너비 8.9m의 다리다. 태화강을 조망할 수 있는 울산의 상징적 장소로 꼽힌다. 1935년 개통 이후 노후화로 1994년부터 보행자 전용 다리로 전환됐다.
울산교의 새로운 변화 배경에는 울산의 다문화적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울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3만5000여명으로, 울산 전체 인구(약 100만 명) 100명당 3명 수준이다. 울산시는 세계음식문화관이 시민에게는 세계 음식문화를 접하는 창구가 되고, 외국인 주민에게는 고향의 맛을 즐기는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고, 조선소가 밀집한 울산 동구지역 '꽃바위' 일대는 이슬람 식당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중동·동남아 음식점과 외국 식료품점이 밀집해 '외국인 음식 거리'로 불리고 있다. 세계음식문화관은 이러한 지역의 다문화적 흐름을 국가정원이 있는 태화강 중심부로 확장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울산시 설명이다. 시는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세계음식문화관을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한 관광·여가 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강풍에 대비한 구조 설계와 난간 보강, 방범용 카메라 설치 등을 통해 누구나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관광 명소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