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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역대급 더위 확률 99%…그 뒤엔 대기오염 감소 '역설'

중앙일보

2026.01.16 16:00 2026.01.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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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운데, 또 '역대급 더위'가 찾아올까. 올해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역대 7위 안에 들 확률이 99%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경 중 하나로 각국의 환경 규제로 인한 대기오염 감소가 가져온 '역설'을 꼽았다.



역대급 폭염, 근본 원인은 온실가스지만

2009년 3월4일, 알래스카 주변인 북동태평양 인근 해역에서 관찰된 선박 구름. 선박 배기 가스에 포함된 입자 주위로 형성된 구름이 길게 띠를 이루며 퍼져 있다. 2020년 선박 연료 황홤량 규제로 이 같은 선박 구름은 약 8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미항공우주국(NASA).
미국의 비영리 기후·기상 분석기관인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는 16일 이러한 2026년 기온 전망을 했다. 지난해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세 번째로 높았는데, 비슷한 경향이 올해도 이어지는 것이다.

기온 상승의 핵심 요인은 이산화탄소·메탄 등 온실가스 누적이다. 이산화탄소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출량이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배출량도 2024년 대비 1.1%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기 중 누적 농도 역시 425~426ppm으로 역대 최고였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짙어지면 지표·해양이 태양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우주로 잘 내보내지 못하게 된다. 온실가스는 태양에서 오는 단파복사는 잘 통과시키지만, 지표에서 우주로 나가는 적외선(장파)은 잘 통과시키지 못하고 지구 방향으로 되돌리는 특성이 있다. 자연스레 지구 시스템에 열이 축적되는 셈이다.



태양 가려주는 에어로졸·선박구름 감소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해 7월 초 서울 시내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노동자가 택배 분류 작업 중 땀을 닦고 있다.  뉴스1
여기에다 새로운 변수까지 등장했다. 최근 줄어든 대기오염이 되레 지구 기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버클리 어스는 "태양 빛을 반사하고 구름 형성을 도와주던 에어로졸(대기오염)의 차양 효과가 점점 사라지면서 지구가 더 빨리 가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등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인 '에어로졸'이 감소했다. 에어로졸은 먼지 등 공기에 떠 있는 고체·액체 입자를 말한다. 에어로졸 그 자체는 대기오염을 부추기지만, 햇빛을 반사·흡수하고 구름을 만들어 간접적인 차양막 역할도 맡는다. 이들 물질이 줄면서 지표·해양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가 커지고 '역대급 더위'도 악화하는 역설이 성립된 셈이다.

대표적인 예가 선박 항로를 따라 길게 생성되는 '선박 구름(Ship Tracks)'의 감소다. 2020년 국제해사기구가 해운 연료의 황 함량을 줄이면서 구름 씨앗 역할을 하는 황산 에어로졸 배출이 약 80% 줄었다.



한국도 위험…"폭염·집중호우 빈도 잦아질 것"

차준홍 기자
버클리 어스는 대기 중 온실가스 누적, 에어로졸 감소가 계속되는 만큼 올해도 거센 무더위가 찾아올 거라고 내다봤다. 연평균 기온이 역대 4위를 기록할 확률이 51%로 분석됐다. 2위를 기록할 확률도 21%였다. 1~7위 중 하나를 차지할 확률은 99%에 달했다. 기온 상승에 브레이크를 거는 라니냐(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낮게 지속되는 현상) 효과도 올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제한될 거라고 짚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최근 연평균 기온 등 매우 예외적인 값들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며 "(에어로졸 등) 다른 물질의 역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해양대학 명예교수는 "전 지구적 기온 상승이 한국 사회의 경제·안전에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이른바 '지구온난화 4종 세트'인 폭염·가뭄·집중호우·산불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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