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통합특별시장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예비주자들이 통합특별시 설치 법안 처리 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일 기준 90일 전인 3월 5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법 통과 시점이 그보다 늦어질 경우 청와대나 정부에 몸담은 공직자들의 사퇴 명분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이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대전·충남 통합특별시장 차출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다. 이 때문에 출마 채비 중인 예비 주자들 사이에서는 법 통과 시점이 늦어지는 게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강 실장의 선거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강 실장 출마 시 공천장을 따내는 게 쉽지 않다”(민주당 관계자)는 이유에서다. 다만, 지난 6일 출마를 선언한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강 실장의 출마를 공개 요구하고 있다.
실제 광역 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인 광주·전남의 경우 별다른 이견 없이 통합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지만, 대전·충남은 사정이 다르다. 통합론은 국민의힘이 지난해 10월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먼저 띄웠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논의의 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로는 이슈 주도권을 내줬다. 이후 국민의힘은 “여야 간 충분한 협의가 선행된 이후 추진돼야 한다”(지난 14일, 장동혁 대표)며 민주당과 정부의 속도전을 경계하고 있다.
1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4년간 최대 20조원 재정 지원 등 광역 시·도 통합에 대한 특례안을 발표한 뒤에도 광주·전남에서는 “국무총리가 직접 통합 특별시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방안을 신속히 발표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강기정 광주시장) “행정 통합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안도걸 의원) 등 일제히 환영했지만, 대전·충남에서는 “우는 아이 달래기 위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김태흠 충남지사)는 지적부터 나왔다.
민주당은 일단 설 연휴 전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 지역발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정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에 “다음 주 법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공청회를 하면 빠르면 3월 초, 좀 늦어지면 3월 중순 정도”라는 종전 입장보다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3주 이내에 공청회를 포함한 모든 법안 심사 절차를 마쳐야 한다. 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행정·실무적인 준비가 완료되지 않더라도 유예기간 없이 법을 곧장 시행해야 한다.
대전·충남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통합 논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4일 “기능적 통합(충청광역연합)이라는 대안이 있는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느냐”며 “지방선거 전 졸속 통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전참여연대도 지난 13일 “정치인들끼리 속도전으로 처리하겠다는 발상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관치행정과 무엇이 다르냐. 이것이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약속했던 ‘국민주권정부’이자 ‘자치분권’의 모습이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