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남 유니폼을 다시 입은 윤일록은 “2011년 프로 데뷔한 팀이다. 늘 저를 키워준 경남에 꼭 돌아와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나이가 들기는 했지만, 더 늦기 전에 경남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면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강원FC를 떠나 경남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과는 협상조차 안 했다.
윤일록은 고향은 전남 광주 쪽이지만 학창 시절을 거제시 연초중, 진주고에서 보냈다. 그래서 지금도 말투에 경상도 사투리가 약간 섞여있다.
2010년 당시 경남 감독이었던 조광래는 경남 유스팀 진주고 3학년 윤일록을 경남 1군에 불러 함께 훈련 시켰다.어린 선수들을 육성 발굴한 조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났지만, 윤일록은 2011년 ‘조광래 유치원’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2년 윤빛가람이 떠난 뒤 에이스로 경남FC의 첫 부흥기를 이끌었다. 이듬해 경남에 많은 이적료를 안기고 FC서울로 떠났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경남FC 팬들은 윤일록에 여전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이유다. 윤일록은 “데뷔 땐 막내였는데, 다시 돌아오니 골키퍼 이범수(36) 형이 있지만 필드 플레이어로는 최고참이 됐다. 2007년생 후배들과 15살 차이가 난다”며 “후배들에게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공유하고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K리그 통산 300경기 넘게 출전한 윤일록은 앞서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손흥민(LAFC)와 8강행을 합작했다. 국가대표 A매치 10경기를 뛰었고, 2013년 한일전에서 골을 터트렸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슈팅력을 지녀 이름과 디디에 드록바를 섞어 ‘일록바’라 불리기도 했다.
K리그 최연소 100경기, 2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던 윤일록은 2017년 FC서울에서 5골12도움을 올린 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로 향했다. 2019년 제주 SK로 임대돼 11골3도움을 기록했한 뒤 이듬해 프랑스 1부 몽펠리에로 이적했다. 2015년 FC포르투(포르투갈) 이적이 무산됐던 그는 실패하더라도 유럽무대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프랑스 무대에 적응하고 경기를 뛰려는 시점에 하필 코로나19가 터졌다. 윤일록은 “당시 프랑스는 한국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통제됐다. 사유를 적은 외출증이 있어야 밖에 나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한 시즌만 뛰고 몽펠리에가 재정적 여유가 없어 연장계약을 못했다.
국내로 돌아온 그는 2024년 울산 HD에서 윙포워드 대신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강원FC에서는 종아리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17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전지훈련 중인 윤일록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윤일록은 “(울산에서는) 풀백도 봤었다. 전지훈련을 통해 포지션이 정해질 것 같다"면서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상 없이 관리를 잘하겠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잊지 않고 기다려주신 팬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배성재 신임 감독님과 함께 구단의 큰 목표인 K리그1 승격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