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FA 총액 80억 원 가운데 보장액이 무려 78억 원이다. 박찬호(두산 베어스)는 4년 동안 야구를 얼마나 잘해야 할까.
‘유격수 골든글러버’ 박찬호는 작년 11월 4년 최대 80억 원 조건에 두산과 계약하며 스토브리그 1호 FA 계약자가 됐다. 박찬호 이름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 6벌을 비롯해 80억 원 가운데 78억 원을 보장한 두산의 정성에 감동하며 원소속팀 잔류가 아닌 두산행을 택했다.
두산맨이 된지도 어느덧 두 달 가까이 흐른 상황. 최근 두산 제44주년 창단기념식에서 만난 박찬호는 “아직 두산 선수가 됐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모르겠다. 이사를 안 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3월 2일 광주에서 서울로 이사할 계획이다. 아마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 두산 선수라는 게 실감이 날 거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박찬호는 새해가 되자마자 두산 후배들을 살뜰히 챙긴 미담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내야수 오명진, 박지훈, 안재석, 투수 박치국에 KIA 내야수 박민, 외야수 박정우 등 후배 6명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미니캠프를 떠났는데 체류비 전액을 박찬호가 부담했다.
박찬호는 “함께 간 친구들이 조금 더 잘해준다면 분명 팀 성적이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각자 한 자리씩 맡아준다면 더 높은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동행을 제안했다”라며 “훈련은 만족스러웠다. 날씨도 작년보다 훨씬 좋았고, 확실히 인원을 늘리니까 더 재미있고 활기차게 훈련할 수 있었다. 안재석, 박지훈, 오명진이 운동을 정말 너무 열심히 하더라.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줄 몰랐는데 열심히 하니까 돈이 안 아깝더라”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내야 유틸리티 기대주 박지훈의 경우 박찬호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고, 그러자 박찬호가 자신이 아는 사설 아카데미 코치 한 명을 소개했다. 박찬호는 “(박)지훈이가 많은 걸 물어봐서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코치 친구한테 데려갔다. 데이터와 슬로우 영상을 통해 타격을 분석하는 코치인데 아마 지훈이가 많은 도움을 받았을 거다”라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미니캠프와 관련한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찬호는 “사실 (박)치국이는 숙박비를 스스로 계산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까지 내가 내주는 게 조금 그래서 치국이 방값은 치국이가 계산했다”라고 전했다.
도약을 노리는 후배들 못지않게 박찬호 또한 이번 시즌 각오가 비장하다. 생애 첫 대형 계약을 통해 팀을 옮겼기에 막중한 책임감이 뒤따른다.
박찬호는 “더 잘 쳐야 한다. 더 잘 치는 거밖에 없다. 생산성을 높이는 게 돈값을 하는 거다. 수비는 당연히 잘해야 하고…”라며 “경기에 나가는 것 또한 당연한 거다. 내가 팀에 폐를 끼칠 정도로 못해서 빠지는 게 아니라면 빠질 일은 없다. 내 의지로 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찬호는 오는 23일 두산 선수단 본진과 함께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시드니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