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2026 인도 오픈 배드민턴 선수권 대회가 경기력보다 위생 문제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새똥이었다.
중국 '넷이즈'는 17일(한국시간) "안 그래도 환경 문제로 말이 많은 2026 인도 오픈 배드민턴 선수권 대회 남자 단식 16강전 도중, 경기장 내부로 새똥이 떨어지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장면이 발생했다"라면서 "싱가포르의 로 케안 유와 인도의 프라노이가 맞붙은 경기 중 새똥이 코트 위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흥미로운 건 선수들의 반응이었다. 홈 선수인 프라노이는 비교적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로 케안 유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계 화면에는 그가 구역질을 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이미 이번 대회는 ‘위생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이번 인도 오픈에서 환경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대회 초반부터 경기장 관리와 관련된 장면들이 연이어 도마 위에 올랐다. 관중석에 원숭이가 등장해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는가 하면, 일부 코치진은 미세먼지와 오염을 우려해 N95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벤치에 앉았다. 국제 대회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논란은 결국 선수 기권으로까지 이어졌다. 덴마크의 간판 안데르스 안톤센은 경기장 위생 상태와 건강 우려를 이유로 대회 도중 기권을 선택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환경 문제’를 이유로 기권을 선언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선수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컸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이번 새똥 사고까지 겹치면서, 인도 오픈의 운영 전반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단순히 한 번의 관리 실수가 아니라, 대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이번 인도 오픈에서는 그 기본 조건이 흔들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도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BWF는 성명을 통해 “인도 오픈에서 제기된 위생 및 동물 관리 문제는 분명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이어 “인도배드민턴협회는 오는 8월 열릴 세계 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최고의 대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수들과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도 오픈이 경기 외적인 요소로 반복적으로 논란에 오르는 모습은 국제 배드민턴계 전체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생과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대회의 기본 전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새똥 사고는 단순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아니다. 원숭이, 마스크, 기권, 그리고 새똥까지 이어진 일련의 장면들은 인도 오픈이 안고 있는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경기력만큼이나 중요한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 라인업과 높은 상금도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인도 오픈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반복된 논란을 끊고 진짜 ‘세계적 대회’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환경 논란의 상징으로 남게 될지. 공은 코트 위가 아니라, 대회 운영진의 손에 넘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