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어려웠지만, '하늘이 준 기회'를 잡았다.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숙명의 한일전'이 성사됐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18일 0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리 스포츠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2-1로 제압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후반 43분 나온 신민하의 득점이 승부를 갈랐다.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졸전을 펼쳤다.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란과 답답한 경기 끝에 0-0으로 비겼고, 레바논을 상대론 두 차례나 리드를 허용한 뒤 4-2로 역전승했다. 그리고 최종전에선 두 살 어린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0-2로 완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사실 그대로 조별리그 탈락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레바논이 이란을 1-0으로 잡아준 덕분에 1승 1무 1패(승점 4)로 조 2위를 차지하며 '어부지리'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민성 감독도 호주전을 앞두고 "8강에 오른 건 하늘이 준 기회"라며 "하나로 뭉쳐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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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은 4-5-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백가온, 김용학-김동진-배현서-강민준-강성진, 장석환-신민하-이현용-이건희, 홍성민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2006년생 막내 백가온이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는 조별리그에서 레바논전에만 교체 출전했고, 다른 두 경기에선 벤치를 지켰다.
호주는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루카 요바노비치-마티아스 마칼리스터, 야야 두쿠리-조디 발라돈-루이스 아고스티-제드 드류, 조슈아 롤린스-네이선 폴-케일런 마제코둔미-에이든 시몬스, 스티븐 홀이 선발로 나섰다.
한국이 아쉬움을 삼켰다. 수비 뒷공간 침투가 장점인 백가온이 전반 5분 배후로 침투했다. 골키퍼가 박스 바깥으로 뛰쳐나왔지만, 백가온이 공을 지켜낸 뒤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은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이 대형 위기를 넘겼다. 전반 9분 코너킥 공격에서 패스 미스로 결정적 역습을 허용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내줄 뻔했지만, 수비가 반칙으로 끊어냈다. 레드카드까지 나올 수도 있는 장면이었으나 다행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경고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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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온이 환상적인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1분 그는 수비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이현용이 후방에서 단번에 찔러준 롱패스를 받았다. 공을 잡아놓는 대신 감각적인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 절묘하게 골키퍼 키를 넘기며 1-0을 만들었다. 홀 골키퍼가 몸도 날리지 못하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호주가 절호의 동점골 기회를 잡는가 싶었다. 전반 38분 수비 진영에서 안일한 볼 처리로 공을 뺏기면서 역습을 허용했고, 이어진 전개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으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온필드 리뷰를 거쳐 취소되는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전반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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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후반 이른 시간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7분 요바노비치가 속도를 살려 수비 뒤로 빠져나가면서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그는 이현용의 태클과 뛰쳐나온 골키퍼 홍성민까지 침착하게 벗겨낸 뒤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으로선 중원에서부터 측면 수비까지 순간 집중력이 흔들린 게 뼈아팠다.
답답한 경기가 계속됐다. 한국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상대 골문 근처까지도 가지 못했다. 단조로운 롱킥은 쉽게 읽힐 뿐이었다. 호주 역시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이민성 감독은 후반 32분 백가온을 빼고 정재상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한국이 한 방으로 극장골을 터트렸다. 후반 43분 강성진이 우측에서 왼발로 코너킥을 감아 올렸다. 신민하가 수비를 따돌리고 달려들며 머리로 마무리,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추가시간 정재상이 공격 숫자가 더 많은 역습 기회에서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허망한 슈팅을 날리며 쐐기골 기회를 놓쳤지만, 남은 시간을 잘 버텨내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이민성호의 다음 상대는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은 결승 진출 티켓을 걸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일본은 조별리그를 무실점 3전 전승으로 통과했고, 8강에선 요르단과 승부차기 혈투를 벌인 끝에 4강에 선착했다. 또 한 번 어려운 시험대를 넘어야 하는 한국 축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