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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치동 유명학원 강의 돌연 폐강…"강사들 임금 떼였다"

중앙일보

2026.01.17 12:00 2026.01.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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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입시 홍보 현수막이 놓여져 있는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유명 종합학원 강사들이 무더기로 임금을 받지 못해 고등학교·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업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학원 대표가 강사 임금으로 쓸 돈을 개인적으로 빼돌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1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해당 학원 원장급 강사와 현장 강사로부터 학원 대표 A씨에 대한 배임·횡령 혐의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고소인들은 A씨가 학원 수강료를 A씨가 운영 중인 다른 학원 계좌와 개인 계좌로 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썼으며, 이 때문에 강사들에게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고소장에 썼다. 해당 학원은 전국 단위의 한 자율형 사립고 대비반, 초등생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며 한때 약 400명의 수강생을 보유했던 유명 대형 학원이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피해 강사만 총 8명에 달한다. 해당 학원에서 일했던 강사 B씨는 2021년 5월부터 7월 사이 3개월 치 월급과 퇴직금 5787만원을 받지 못했다. 또 다른 강사 C씨도 2024년 9월부터 11월 사이 3개월 치 월급 등 5399만원을 못 받았다. 이들을 포함해 강사 3명은 이미 A씨를 대상으로 임금체불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까지 했지만, 아직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강사들이 학원을 그만두면서 강의가 돌연 폐강되기도 했다. 그 피해는 입시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한 강사는 “폐강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학원에 왔다가 수업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멍하니 서 있던 학생도 있었다”며 “학부모들이 직접 학원을 찾아와 항의하기도 했고,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강사들 월급을 주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전했다.

강사들은 A씨가 학원을 운영하며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 일이 반복됐다고 한다. 강사들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수개월씩 참고 근무했지만, 결국 버티다 못해 학원을 떠났다. 한 강사는 “대표가 ‘다음 달에 주겠다, 사정이 나아지면 주겠다’며 시간을 끌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사는 “학원을 그만둔 강사를 대신해 새로 들어온 강사는 임금이 밀리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근무를 시작하고 있었다”며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강사들은 학원 대표의 개인 빚 때문에 자신들의 임금이 밀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가 학생들의 학원비를 법인 계좌가 아닌 자기 개인 계좌로 따로 받은 적도 있다는 게 강사 측 주장이다. 학원에 근무했던 강사는 “사채업자로 보이는 사람이 학원에 찾아와 소란을 피운 일도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한 강사는 대표에게 1억원 이상을 빌려줘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서울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2월 7일 교습비 변경 미등록, 강사 채용 미등록·해임 미통보 등 6가지 위반 사항을 이유로 들어 해당 학원에 60일간 교습정지 처분을 내렸다. 현재 A씨는 문제의 대치동 학원 운영에서 손을 떼고, 역삼동에서 또 다른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임금을 받지 못한 강사들은 역삼동 학원에 대해서도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추가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강사들의 임금 체불 문제 제기에 대해 A씨는 중앙일보에 “법적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역삼동에 다른 학원을 운영하고 있던 것에 대해선 “두 학원은 재무·법률적으로 명확히 분리된 별도의 사업체”라고 해명했다.



류효림.임성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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