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브루제위츠가 지난해 7월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여기서 언급한 ‘이 건’은 마리화나를 덜 위험한 등급의 약물로 다시 분류하는 정책을 말한다. 다만 브루제위츠는 마리화나 합법화를 주장하는 단체로부터 30만 달러(약 4억4000만원)를 받은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팔로워 64만6000여명을 거느린 강성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성향 인플루언서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 스스로 엑스에 ‘트럼프 고문(Trump Advisor)’이란 소개 문구도 올려놨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공화당의 반대에도 마약 등급을 다시 분류하라고 지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가 워싱턴DC의 새로운 로비스트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주로 친(親)트럼프 성향인 이들 인플루언서는 마리화나나 태양광 에너지 규제 완화부터 반(反)유대 정서 극복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백악관을 상대로 로비스트로 일한다. 특히 인플루언서를 중요시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컨설팅 업체와 로펌, 언론 등 전통적인 업계와 경계를 흐리며 로비력을 과시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규제가 심한 태양광 에너지와 헬스케어 업계도 인플루언서 협찬을 통해 백악관에 로비한다. 태양광 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쏟아내는 인플루언서 데브라 리아가 대표적이다. 그는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공화당)에게도 자문해왔다. 인플루언서와 가까운 백악관 보좌진이 인플루언서가 제안한 정책을 문서로 출력해 트럼프에게 제시한다. 물론 트럼프 자신도 인플루언서 SNS에 수시로 댓글을 달며 확인한다.
이스라엘의 경우 미국 내 반유대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지난 1년간 ‘에스더 프로젝트’란 이름의 90만 달러(약 13억3000만원) 규모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와 2차례 이상 만났다.
인플루언서 케이틀린 싱클레어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심 있는 이슈를 영상으로 만든다는 명목으로 보수 성향 단체로부터 6만7500달러(약 1억원)를 받았다. 인플루언서와 로비 수요가 있는 기업을 연결하는 회사도 성업 중이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게시물 1건을 만드는 데 5000~2만 달러다. 백악관과 가까운 인플루언서는 수천 달러씩 더 든다”며 “트럼프 정부 들어 인기 있는 SNS 계정은 게시물당 가격이 2~3배 올랐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는 이런 기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백악관 주요 인사와 수시로 연락하거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을 “친구”라고 부른다는 등 인맥을 과시한다. 이들은 주류 언론이 아니기에 25달러 이상 선물을 받지 않는 등 미국의 전통적인 언론 윤리나 로비스트법에서 자유롭다. 연방법상 로비스트는 연방 정부에 등록하고 지출 금액 등 기본 정보를 공개하게 돼 있다. 인플루언서는 규제에서 벗어난 ‘회색지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