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서울에 건물 7채 어떻게 지었나…73억 떼먹은 전세사기단

중앙일보

2026.01.17 18:00 2026.01.17 18:0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서울 관악경찰서. 연합뉴스TV
지인과 함께 친인척들에게 명의를 빌려 건물 7채를 지은 뒤 피해자 49명의 임대차보증금 약 73억원을 가로챈 ‘부부 전세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사기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A(58)씨와 한국 국적 B(51)씨, 공범 C씨 등을 검거하고, 주범 B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부부 사이, C씨는 A씨와 과거에 동업했던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C씨와 함께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다가구주택 7채를 순차적으로 지었다. 다가구주택은 “건물의 일부와 돈을 주겠다”며 친척 등의 명의를 빌려 지었다.

다가구주택을 짓는데 들어가는 토지 매입 비용과 건축 비용은 담보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으로 모두 충당했다. 경찰은 이들이 세입자들의 보증금으로 건축 비용 등을 내고, 남는 돈으로는 또 다른 건물을 짓는 데 썼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해당 건물은 처음부터 보증금 반환이 불가능한 이른바 ‘깡통 전세’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처음부터 역할을 체계적으로 구분해 보증금을 편취할 계획을 세웠다. A씨는 명의 대여와 시공사 섭외, 건축 등의 역할을 맡았고, B씨는 건물의 임대차계약과 보증금 관리 등 임대사업 업무 전반을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명의를 빌려준 공범들에게 보증금을 받은 뒤 다른 건물의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는 등 이른바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사기 피켓. 연합뉴스

경찰은 또 건물 가격보다 건물에 설정된 채무 합계액이 더 크다는 점, 건물 대부분이 전세라 임대 수입이 거의 없어 매월 수백만원대의 적자가 났다는 점 등을 토대로 이들에게 보증금 반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3일 B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의 범행에는 공인중개사 D씨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D씨는 관악구 내에서 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며 이들이 지을 건물의 신축 부지를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사기 혐의로 B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며, 공인중개사인 피의자 D씨에 대해서도 역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창용([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