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은 올해 1월 1일 이후 출생아부터 출산장려금 지급을 첫째아 2000만원, 둘째 3000만원, 셋째 이상은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전까지 첫째 1200만원, 둘째 1300만원, 셋째 이상은 5000만원을 줬다. 지원금은 0세~6세까지 나눠서 준다. 괴산에서 아이 셋을 낳고, 막내가 6세까지 괴산에 거주하면 최대 1억원을 받는다.
이소영 괴산군 모자건강팀장은 “노인 인구가 늘고 영유가 수가 팍팍 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지원금을 대폭 확대했다”며 “청년층 유입이 늘면 인구 증가와 함께 경제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괴산군 출생아 수는 셋째아 이상에 5000만원 지급 제도를 도입한 2023년 56명에서 2024년 61명, 지난해 78명으로 점차 늘고 있다. 이 팀장은 “출산지원금 확대로 출생아 수가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국 자치단체 출산지원정책 예산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 출산지원정책은 현금 지원 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출산·육아·교육 여건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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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현금 지원 9887억…농촌일수록 현금 의존
18일 보건복지부·육아정책연구소가 발간한 ‘2025 지방자치단체 출산지원정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치단체 출산지원정책 재정 규모는 3조172억원으로 전년(1조4660억원·결산 기준)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현금 지원 사업 예산은 9887억원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는 ‘현금’ 지원 유형을 출산축하금·출산지원금·양육수당·의료비 등으로 구분했다. 괴산군 출산장려금이 이에 해당한다. 현금 지원 규모는 2023년 7650억원에서 2024년 8739억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1조원에 육박했다. 전체 출산정책 예산 중 현금 지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초 자치단체가 75.6%로 광역 자치단체 24.3%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농어촌으로 분류한 기초단체의 현금 지원 사업 비중은 무려 78.7%에 달했다.
올해 들어 출산지원금을 인상하는 지자체가 늘면서 현금 지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부여군은 지난해 말부터 0세부터 만 8세까지 모든 아동에게 출산육아지원금 1000만원을 지원한다. 생후 0~11개월 아동에겐 일시금 50만원, 이후 매월 10만원씩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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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기 기초단체도 출산지원금 확대
충북 음성군은 셋째부터 적용하던 출산장려금 지급 대상을 둘째 아이부터로 완화했다. 둘째아 부모에게 50만원을 지급하고, 셋째 40만원→100만원, 넷째 300만원→500만원, 다섯째 800만원→1000만원으로 인상했다. 군 관계자는 “출산 초기 비용을 덜어주고,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중구는 출산지원금을 100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기존에는 첫째 30만원, 둘째 60만원, 셋째 300만원으로 차등 지급했었다. 부산 해운대구는 둘째 자녀부터 지급하던 출산지원금을 첫째까지 포함해 주기로 했다. 첫째는 50만 원을, 둘째부터는 1명당 10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받는다. 경기 수원·시흥·부천시도 촐산지원금을 올해 확대했다.
이들 지자체는 “출산지원금이 출생아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실제 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지원금을 주는 전남 영광군은 2024년까지 6년 연속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영광군은 첫째 5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다섯째 3000만원, 여섯째아 이상은 35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이다. 영광군 재정자립도는 11.9% 불과하다. 최대 3000만원(다섯째 이상)의 출산장려금을 주는 충남 청양군 재정자립도는 9.3%로 충남 시·군 중 가장 낮다. 영광군 관계자는 “한해 출생아 수가 400명 안팎이라 출산지원금을 주는 데는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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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지원서 육아 환경 개선 전환 필요”
육아정책연구소는 출산지원정책 지원 방식을 현금 중심에서 돌봄 서비스 확충과 임신·출산·육아 관련 서비스 확대 등 환경 개선을 제안했다. 차우규 한국인구교육학회장(교원대 총장)은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 공급 등 청년 부부가 경제활동을 하며 거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금 지원을 통한 출생 지원은 단기적 효과는 있겠지만, 육아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