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장한 ‘한국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무인기를 직접 날렸다고 주장하는 인물과 제작한 혐의를 받는 인물 모두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근무 이력을 가진 민간인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과 경찰은 두 사람의 공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보냈다고 주장한 30대 남성 B씨뿐 아니라, 해당 무인기를 제작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 역시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뉴스 모니터링 요원으로 근무했으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일한 시기도 B씨와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경 합동 조사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6일 A씨를 소환해 조사했으며, A씨를 무인기 제작자로 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경기 여주 일대에서 미신고 무인기를 띄운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이미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당시 사용된 기종 역시 이번 사건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당시 “연구실에서 만든 기체를 시험 비행했다”는 A씨의 해명을 받아들여 대공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서울의 한 사립대 선후배 사이로, 2024년 학교 지원을 받아 무인기 제작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해 각각 대표와 이사를 맡았다. 두 사람은 2020년 통일 관련 청년단체를 조직해 함께 활동한 이력도 있다.
B씨는 A씨가 자신의 요청으로 무인기를 제작했을 뿐 실제 운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 인터뷰에서 “A씨가 중국 온라인 마켓에서 기체를 구입해 1차 개량했고, 내가 카메라를 달아 북한으로 날렸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보수 성향 청년단체 회장을 지낸 B씨는 현재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언론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입학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고위 관계자의 추천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북한의 군사적 반응을 유도하려는 목적의 계획된 행동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하는 공작을 벌였다는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B씨는 무인기 침투 목적이 적대 행위가 아니라 예성강 인근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 및 중금속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정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북한 핵 폐수 서해 유입 의혹’을 자체적으로 검증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무인기 제작과 운용을 사전에 공모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범행 동기와 경위, 배후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