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중의원(하원) 해산에 따른 2월 조기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중의원 10% 삭감과 식료품 소비세 제로(0)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18일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중의원 465명의 10%를 줄이는 선거 공약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물가급등 속에 식료품에 붙는 소비세(10%)를 한시적으로 없애겠다는 공약도 이번 선거에 내놓을 전망이다.
중의원 감축과 소비세 감세는 지난해 10월 강경보수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자민당과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하면서 포함한 합의 내용이다. 의원삭감은 정치개혁을 내세워온 일본유신회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로, 자민당은 연립정권 합의 이후 지난해 관련 법안을 국회에 공동제출한 바 있다. 여야 협의와 선거제도 검토를 거쳐 법 시행일로부터 1년 이내 결론을 내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소선거구에서 25석을, 비례에서 20석을 줄인다는 내용이 포함돼 야당은 물론 자민당 내에서도 반발을 산 바 있다.
일각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식료품 감세를 들고 나온 데 대 달라진 선거 환경을 들기도 한다. 당초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엔 식료품 세율을 낮추면 ‘계산대에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자민당이 선거에서 연패하면서 소수여당으로 전락한 상황이라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유신회와의 합의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립정권 합의문에는 “(식료품을) 2년간 한시적으로 소비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도 검토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또 다른 배경엔 야당이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자민당과의 26년 연립에서 이탈한 공명당과 만든 ‘중도개혁연합’이다. 중도세력 결집을 내세운 이들은 ‘생활 퍼스트’를 내세우며 식료품 등에 대한 부가세를 없애자는 것을 공약에 넣을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개혁연합은 19일 강령과 기본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감세에 따른 재원 마련은 다카이치 총리에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식료품 소비세를 제로로 했을 경우 연간 약 5조엔(약 46조7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한다”며 소비세가 연금과 의료, 돌봄(개호) 등 사회보장 비용에 쓰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사회보장 수준을 유지한 채 감세에 나설 경우엔 대체 재원을 확보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중의원 해산을 정식으로 밝힐 예정이다. 정기국회가 소집되는 이달 23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2월 8일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경우 해산 16일만에 선거가 치러지는 사상 최단기 결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