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가 촉발한 특검 정국이 6·3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기존 3대(내란·김건희·해병) 특검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마무리하지 못한 의혹들을 추가 수사할 이른바 ‘종합 특검’이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민주당은 “완전한 내란 청산”을 앞세워 종합특검법을 처리했지만, 지방선거 국면까지 전임 정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며 국민의힘 책임론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특검법에 명시된 종합특검의 수사대상은 총 17가지 항목으로 이전 3대 특검에서 수사가 미진했거나 의혹이 해소되지 못한 사건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비상계엄 기획·준비 의혹▶무장헬기를 활용한 북한 도발 유도▶김건희 여사의 인사 개입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해병 특검에서 수사했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도 재차 종합특검법 수사대상에 담겼다.
문제는 이같은 종합특검 수사대상 사건 중 대부분은 이미 3대 특검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기록을 넘겨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거나, 기존 3대 특검에서 실체가 없거나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단 점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막강한 정치 권력이 수사대상이거나 검찰·경찰 등 기존 수사기관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활용하는 특검을 하명 수사기관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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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결과 가져오란 압박"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사건 중에선 명태균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2022년 지방선거 및 2024년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의혹 등이 수사 대상으로 명시됐다. 이 역시 김건희 특검팀에서 6개월간 수사한 사건으로 대부분 의혹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거나 증거가 부족해 김 여사에 대한 수사로 이어지지 않은 사건들이다.
3대 특검에 파견돼 수사를 마치고 복귀한 검찰 관계자는 “3개 특검이 6개월간의 수사를 마친 이후 곧장 또다시 특검 카드를 꺼내는 건 실체 규명과는 무관하게 원하는 수사 결과를 가져오라는 무언의 압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특검 자체가 정치적 의도에 따라 활용되는 모습이 반복되며 검사들 역시 특검 파견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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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명이 170일 수사, 150억원 넘는 예산
종합특검법에 따르면 특검팀은 5명의 특검보와 15명의 파견검사, 100명의 특별수사관을 포함해 최대 251명 규모로 출범한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외환 혐의 등을 수사한 내란 특검(238명)보다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수사기간 역시 20일씩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장 170일간 수사가 진행된다. 막대한 인력에 더해 발의법안 비용 추계 기준 약 154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역시 종합특검에 대해 “사실상 3대 특검을 재차 연장하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법원행정처 의견서엔 “막대한 예산과 인력의 투입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고, 수사 인력 파견 등으로 인한 수사 기관의 수사 지연 등 부수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존 수사와의 중복으로 특검 수사의 효율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