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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한·일판 솅겐조약 맺으면 3조 부가가치…하나의 공동체로 바라봐야”

중앙일보

2026.01.1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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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을 타개할 돌파구로 일본과의 협력 확대를 제시했다. 한·일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상당한 성장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18일 KBS 시사 대담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과 같은 단일 비자 체계만 도입해도 약 3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며 “양국을 개별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솅겐 조약(Schengen Agreement)은 유럽연합 회원국 간 서로 국경 검문을 없애고, 여권 검사 없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협약이다. 1995년 발효돼 지난해 말 기준 27개국이 가입해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KBS 일요진단에 출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구조적으로 둔화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성장 중심의 정책 전환과 인공지능(AI) 기반 신성장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두 나라의 협력이 외교 현안을 넘어 경제구조 업그레이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양국을 묶어 제3국을 대상으로 한·일 동시 방문 관광상품 제안이 가능하고, 인적 교류 확대를 통해 서비스·콘텐트 산업의 파급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협력 범위는 제조업과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으로 확대할 수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는 일본 상공회의소와 함께 ▶여권 없는 입출국 허용 ▶탈(脫)희토류 프로그램 ▶에너지 공동 조달 ▶의료시스템 공유 등 30여 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두 단체는 저출생 고령화나 지방 몰락처럼 서로 보완·협력이 가능한 분야에서 먼저 실행형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21일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 비지니스 리더 세션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후지이 테루오 도쿄대 총장, 최 회장, 이와이 무츠오 일본경제동우회 회장대행 겸 일본담배산업 이사회 의장. 사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최 회장은 “성장이 멈춘 경제는 브레이크가 걸린 자전거와 같아 다시 출발하기가 훨씬 어렵다”며 “한국의 성장률은 5년마다 약 1.2%포인트씩 하락해 왔고, 현재 잠재성장률은 1.9%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질성장률은 이보다 낮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잠재성장률보다 실질성장률이 낮다는 것은 잠재력은 있지만 정책과 실행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성장 둔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경제 성장은 청년 세대에게 ‘이 나라에서 계속 살아도 되는가’라는 질문과 직결된다”며 “성장이 멈추면 인력과 자본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성장이 멈추면 분배 자원이 줄고 사회 갈등이 확대돼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기업 환경과 관련해서는 성장할수록 제도 부담이 커지는 ‘규제의 벽’을 문제로 꼽았다. 최 회장은 “이른바 계단식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며 “성장을 통해 얻는 과실보다 규제와 리스크가 더 크면 기업은 투자가 아니라 현상 유지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형벌에 대해서는 “기업이 계산할 수 없는 리스크”라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한국은 국제 협력과 AI 전략, K-컬처로 대표되는 문화 자산과 소프트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민간의 도전이 이어지고 정책이 이를 뒷받침한다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강조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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