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딥페이크 제작 男대학생 5명 중 1명 “성욕 충족, 괴롭히려고”

중앙일보

2026.01.18 00:2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딥페이크 성 착취물 관련 범죄 예방 포스터. 뉴스1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만든 가짜 사진이나 동영상)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남자 대학생 5명 중 1명은 성적 욕구 충족이나 괴롭힘을 목적으로 영상을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1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대학 딥페이크 성범죄 실태 파악 및 연구 대응방안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연구진이 전국 대학생 1500명(남녀 각 75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딥페이크 사진 혹은 영상을 제작해봤다고 응답한 사람은 모두 218명(14.5%)이었다. 남학생은 131명(남학생 응답자의 17.5%), 여학생은 87명(여학생 응답자의 11.9%)이 제작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딥페이크를 제작한 목적(복수 응답)으로는 ‘학교 과제 활용’(53.7%), ‘재밌는 밈·농담 제작’(53.7%)을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48.6%), ‘친구들끼리 장난칠 때 사용하기 위해’(38.5%),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9.6%),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해’(6.4%) 순이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12.2%),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해’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12.2%, 8.4%에 이르렀다. 둘을 합치면 남학생 5명 중 1명에 달했다. 반면 여학생은 각각 5.7%, 3.4%에 그쳤다.

딥페이크 성범죄의 인식에서도 남학생과 여학생 간의 차이가 나타났다. 여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72.1%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남학생은 52.9%에 머물렀다.

캠퍼스 내 딥페이크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감정도 확연히 달랐다. 여학생은 ‘매우 불안하고 두려웠다’(31.4%), ‘분노와 충격을 느꼈다’(56.3%)는 응답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남학생은 해당 응답률이 각각 9.9%, 36.2%에 불과했다. 남성 응답자의 42.7%는 ‘놀랍기는 했지만 내게 직접적 영향은 없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2024년 기준 딥페이크 합성·편집 피해자의 96.6%가 여성으로, 피해의 성별화가 인식의 성별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남학생은 딥페이크 성범죄를 자신과는 무관한 문제로 인식하거나, 개인적 행위로 분리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딥페이크 성범죄가 여학생에게는 잠재적 피해 위험과 직결된 실질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남학생에게는 타자화된 사건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남학생의 이해와 공감 부족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딥페이크 성 합성물의 제작·유포 책임 소재를 묻는 문항에 남학생 중 13.6%는 ‘사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사람’, 22.5%는 ‘유포를 막지 못한 플랫폼’을 꼽았다. 반면 여학생은 ‘사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사람’ 응답이 4.9%, ‘유포를 막지 못한 플랫폼’ 응답이 9.5%였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일부 남학생 사이에서 피해자의 부주의를 문제의 원인으로 인식하는 경향, 즉 ‘피해자 책임 전가’ 인식이 잔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김남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