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中 일대일로 투자 사상 최대"…에너지·자원 확보 가속
호주·중국 연구팀 분석…FT "미국발 무역전쟁 속 개발도상국과 연계 강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지난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신규 투자·건설계약이 역대 최대 규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그리피스대와 상하이 녹색금융개발센터의 공동 조사 결과 2025년 중국 기업이 일대일로 참여국과 맺은 신규 투자 및 건설 계약 규모는 총 2천135억달러(약 315조원)로 전년 대비 약 74% 급증했다.
이는 일대일로 추진 이래 연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계약 건수도 2024년 293건에서 350건으로 늘었다.
중국의 투자 확대는 미국이 촉발한 국제질서 혼란 속에 개발도상국들과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FT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기술 갈등이 공급망을 교란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개입 움직임이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든 가운데 중국의 투자가 급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는 대규모 가스 개발과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집중됐다. 에너지 관련 사업 규모는 939억달러(약 138조원)였고, 이 가운데 180억달러(약 26조원)는 풍력, 태양광, 폐기물 에너지화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금속·광물 부문 투자도 326억달러(약 48조원)에 달했고,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구리를 중심으로 투자가 급증했다.
지역별 초대형 프로젝트로는 콩고공화국 대규모 가스 개발, 나이지리아 오기디그벤 가스 산업단지, 인도네시아 북칼리만탄 석유화학 단지 건설 등이 있었다.
일대일로 투자 규모를 조사한 크리스토프 네도필 왕 그리피스대 교수는 "이런 초대형 프로젝트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것들"이라며, 개발도상국들이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사업 수행 능력에 신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에너지·광물·신기술 등 전략 분야에서 미국을 배제한 공급망을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 중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새롭게 떠오르는 패턴 중 하나는 중국이 미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자원을 보유한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집권 직후 시작한 일대일로는 인프라·에너지·자원 분야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해외 투자를 뜻하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무역 관계를 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파트너로 삼은 국가는 현재 150여개국으로, 누적 계약·투자 규모는 1조4천억달러(약 2천66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