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포드가 오랜만에 '마법 같은 하루'를 맛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이클 캐릭이 있었다.
18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마이클 캐릭에게 완벽에 가까운 출발이었다"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를 집중 조명했다. 맨유는 홈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2-0으로 제압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캐릭 감독 체제 두 번째 임기의 첫 경기였다. 그는 경기 전 "올드 트래포드는 마법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지만, 이 정도의 경기력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조차 "경기 초반 디오고 달롯이 퇴장당했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할 만큼, 맨유의 경기 내용은 완성도가 높았다.
이번 승리로 캐릭은 유나이티드 감독으로서 과르디올라를 비롯해 우나이 에메리, 미켈 아르테타를 꺾은 기록을 남겼다. 토마스 투헬이 이끌던 첼시와는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캐릭은 경기 후 "완벽한 시작이라는 말에서 도망칠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다만 캐릭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성공의 핵심은 일관성이다. 오늘 같은 감정과 분위기가 매 경기 반복되지는 않는다"라며 "우리가 지켜야 할 기준과 기대치는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술적인 변화도 분명했다. BBC는 캐릭이 전임 후벵 아모림 감독의 스리백을 버리고, 4-4-2 형태를 택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아모림 체제에서 활용도가 떨어졌던 코비 마이누가 카세미루와 함께 중원을 구성하며 균형을 잡았다. 캐릭은 "두 선수가 팀에 기초를 만들어줬다"라고 평가했다.
수비에서는 해리 매과이어의 존재감이 컸다. 지난해 11월 이후 첫 선발이었지만,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함께 엘링 홀란드를 사실상 봉쇄했다. BBC에 따르면 맨시티의 기대득점(xG) 0.45는 과르디올라 체제 364경기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캐릭은 "짧은 훈련 기간에도 불구하고 훌륭했다"라며 매과이어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평가는 극적이었다. 개리 네빌은 "맨시티가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선수들뿐 아니라 과르디올라까지 충격을 받았다. 완전히 휘둘렸다"라고 말했다. 로이 킨 역시 "운으로 이긴 경기가 아니다. 완벽한 오후였다"라고 평가했다.
웨인 루니도 BBC를 통해 "최근 몇 년간 팬들이 갈망해온 경기력"이라며 "맨유 DNA가 무엇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공 없는 움직임, 수비 가담, 팀 전체의 헌신이 인상적이었다"라고 전했다.
맨유는 이날 두 차례 골대를 맞혔고, 오프사이드로 세 골이 취소됐다. 골키퍼 지안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스코어는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올드 트래포드는 오랜만에 선수들의 투지에 반응했고, 경기 종료 후 캐릭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BBC는 "이번 승리가 캐릭의 '임시 감독' 이미지를 단번에 바꾸지는 않겠지만, 감정과 결과가 만들어내는 파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라고 짚었다. 캐릭은 "이 느낌을 즐기되, 여기에 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다음 경기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