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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물집' 심하면 사망까지…14명 집단감염 대만 발칵 뒤집혔다

중앙일보

2026.01.18 06:56 2026.01.1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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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영유아 수족구병과 신생아 패혈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엔테로바이러스(장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 질병관리청

대만 가오슝시에서 초등학생의 엔테로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실을 학교에 알리지 않은 부모가 최대 14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

18일 대만 중시신문망 등에 따르면 가오슝시 보건국은 구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엔테로바이러스 집단 감염과 관련해 감염 의심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행정 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해당 학교 5학년 학생 A양은 지난주 초 발열과 발진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고, 엔테로바이러스 감염 의심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A양의 부모는 이를 학교나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은 채 자녀를 등교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을 시작으로 같은 반 학생들이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주 토요일 이후 5학년 2개 학급, 3학년 1개 학급, 2학년 1개 학급 등 총 4개 학급에서 학생 11명이 발열과 인후통, 발진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병원 진료 후 엔테로바이러스 감염 의심 판정을 받고 귀가 조치됐다. A양의 동생 역시 피부 발진과 물집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아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는 총 14명이다.

학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상황을 보건당국에 보고했으며, 관할 보건소는 학교 시설에 대한 소독과 방역을 실시했다. 보건당국은 최초 증상을 보인 A양이 집단 감염의 시작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알레르기일 뿐”…부모 책임 논란

다른 학부모들은 A양이 감염 의심 진단 이후에도 등교를 계속했으며, 부모가 의료계 종사 경력이 있음에도 질병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A양 부모는 “아이의 몸에서 빨간 물집이 발견됐지만 발열이나 다른 증상은 없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역학 조사 결과, 부모가 감염 의심 진단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등교를 강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전염병 예방 및 통제법’은 감염병 또는 감염 의심자가 검사와 진단, 조사 등을 회피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해당 부모가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6만 대만달러(약 280만원)에서 최대 30만 대만달러(약 14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영유아에 치명적인 엔테로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대변과 호흡기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되는 장 바이러스로, 발열과 콧물, 기침, 피부 발진, 물집,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시작한다. 이후 영유아 수족구병, 신생아 패혈증, 급성출혈결막염, 무균성 뇌수막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인보다 영유아와 어린이의 감염 위험이 높으며, 북반구 온대 지역에서는 주로 여름과 가을에 유행한다. 아열대와 열대 지역에서는 계절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엔테로바이러스로 인한 중증 환자 19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9명이 사망했다. 이는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보건당국은 올해에도 유행 가능성이 있다며 영유아와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 손 씻기와 외출 후 옷 갈아입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또 학부모들에게 자녀에게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고 학교에 즉시 알릴 것을 촉구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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