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 선을 뛰어넘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를 연 2.5%로 묶은 한국은행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를 삭제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를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9일부터 주담대 주기·혼합형 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도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6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30~6.297%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연 4.12~6.2%)과 비교해 상단이 0.097%포인트 높아졌다. 19일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도 잇따를 전망이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거나 새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영끌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시중금리가 들썩이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연 3.09%까지 올랐다. 16일 오전 3.109%으로 더 뛰었다. 지난해 연중 최고점(12월 11일 3.101%) 수준에 다시 바짝 다가선 것이다.
기준금리를 정하는 한은 금통위가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삭제한 여파다. 시장에선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회사채(무보증 3년, AA-) 금리는 금통위 당일인 15일 3.565%로 지난해 연중 고점(3.585%) 부근까지 차올랐다. 16일에도 3.561%를 기록했다. 금융채(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 역시 금통위 전일(14일) 3.497%에서 당일 3.579%로 0.082%포인트 급등했다. 다음날 3.580%로 이틀 새 0.083%포인트 올랐다.
금융채 상승은 시중은행 조달비용으로 전가돼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연 6%(상단 기준)에 진입한 주담대 금리도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변동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연 3.76~5.64%(16일 기준)로 공시됐지만, 일부 특수 우대 조건을 제외하면 하단이 사실상 4%대 초반이다. 여기에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가 지난 16일 2.57%에서 2.89%로 0.32%포인트 오르면서 당장 상승 폭이 확대할 전망이다. 코픽스는 월 단위로 은행 조달 비용을 집계해 반영하는 특성상 시장금리보다 반영이 늦다. 당분간 대출금리가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은행권 시각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물가와 환율, 금융안정을 이유로 금리 방향을 ‘동결 장기화’ 쪽으로 선회한 만큼 고금리 기조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고 본다. 국고채 금리 역시 당분간 상승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등은 금리 동결에 더해 올해 1분기 국고채 발행 확대 부담까지 겹치며 상방 압력이 우위”라며 “당분간 3.2%에 가까운 수준에서 등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값 역시 변수다.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한은의 매파(통화 긴축)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환율 불안으로 성장·물가 전망이 상향되면 올 3분기엔 금리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